구병원, 다빈치 로봇 2대 구축…수도권 안 가도 최고 수준 외과수술

입력 2026-06-2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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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일 병원장 인터뷰
2차병원급에서 다빈치 2대는 드물어…"지역 최고 수준 로봇수술 환경"
"앞으로 첨단 수술 장비와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계획"

구자일 구병원 병원장이 단일공 로봇수술 장비
구자일 구병원 병원장이 단일공 로봇수술 장비 '다빈치 SP' 앞에서 장비의 특징과 활용 분야를 소개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의 대표 외과 전문병원인 구병원이 최근 단일공 로봇수술 장비인 다빈치 SP를 추가 도입하면서 지역 의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4년 다빈치 Xi를 도입한 데 이어 최근 다빈치 SP까지 구축하면서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2차 병원급 의료기관으로서는 드물게 다빈치 로봇 2대를 운영하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구병원은 이를 바탕으로 대장암, 직장암, 담석증, 탈장, 갑상선암, 유방암 등 외과 질환 분야의 로봇수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구자일 구병원 병원장을 만나 로봇수술 도입 배경과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수술 패러다임은 개복에서 로봇으로

구자일 병원장은 다빈치 Xi와 SP 도입을 단순한 장비 확충이 아닌 외과수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절개 범위가 큰 개복수술을 잘하는 의사가 명의로 평가받던 시대가 있었다"며 "이후 복강경 수술이 등장했고, 최근에는 로봇수술이 외과 분야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병원은 지난해 다빈치 Xi를 도입한 이후 로봇수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보다 최소 침습적인 수술이 가능한 다빈치 SP를 추가 도입했다. Xi와 SP를 모두 운영하는 병원은 수도권 대형병원에서도 많지 않은 만큼, 지역 의료기관으로서는 이례적인 투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 병원장은 "구병원은 외과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인 만큼 환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수술 옵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며 "대구·경북에서도 최고 수준의 로봇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교함과 회복 속도, 로봇수술의 가장 큰 경쟁력

구병원이 운영하는 두 종류의 로봇은 각각 역할이 다르다.

다빈치 Xi는 여러 개의 작은 절개창을 통해 카메라와 로봇팔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10배 이상 확대된 3차원 영상을 제공한다. 의사는 콘솔에서 로봇팔을 조종하며 혈관과 신경, 림프절 등을 보다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대장암과 직장암, 갑상선암, 담석증, 탈장 수술 등이 대표적인 적용 분야다.

반면 다빈치 SP는 하나의 절개창만 이용하는 단일공 수술 시스템이다. 배꼽 부위 2.7~3㎝ 정도만 절개하기 때문에 통증과 흉터를 줄일 수 있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 대장암과 위암, 갑상선암, 유방암 등 다양한 수술에 활용 가능하다.

구 병원장은 "복강경 수술이 2차원 화면을 보며 수술하는 방식이라면 로봇수술은 3차원 고화질 영상을 통해 수술 부위를 훨씬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며 "손떨림을 보정해주고 사람 손목처럼 움직이는 로봇팔 덕분에 깊은 골반이나 복부 안쪽까지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이 체감하는 차이도 적지 않다. 절개 범위가 줄어들면서 통증과 출혈이 감소하고 입원 기간도 짧아진다. 특히 흉터에 민감한 젊은 여성 환자들에게 단일공 로봇수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는 로봇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수술비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구 병원장은 "아직은 비용이 걸림돌이지만 향후 보험 적용이 확대되면 로봇수술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자일 구병원 병원장이 단일공 로봇수술 장비
구자일 구병원 병원장이 단일공 로봇수술 장비 '다빈치 SP' 앞에서 장비의 특징과 활용 분야를 소개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AI와 로봇이 만드는 미래 의료

구 병원장은 앞으로의 외과 수술 환경은 AI와 로봇 기술의 결합을 중심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병원은 이미 대장내시경 검사에 AI 보조진단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검사 과정에서 AI가 용종을 실시간으로 표시해 의료진이 놓칠 수 있는 미세 병변 발견을 돕고 있다.

그는 "앞으로는 AI가 혈관 구조나 림프절 전이 여부를 분석하고 수술 중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로봇수술 역시 AI 기술과 결합해 더욱 안전하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최근 의료 공백 사태 이후 지역 의료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 원장은 "수도권으로 환자가 몰리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지역에서도 충분히 수준 높은 수술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다빈치 Xi와 SP 도입은 단순한 장비 투자가 아니라 지역 의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구병원은 외과 전문의 20여 명이 대장·직장질환, 탈장, 담석증, 갑상선·유방질환 등을 집중적으로 진료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첨단 수술 장비와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대구·경북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