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보조배터리 화재, 지난해 5건…올해 상반기 기준 4건
2020~2024년 8월 국적기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 13건
"무더운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 열폭주로 화재 가능성 더욱 커"
최근 보조배터리 화재가 잇따르면서 안전 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휴대성과 편의성 덕분에 일상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배터리 내부 이상이나 충전 중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은 인명 피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보조배터리 화재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배터리 내부 온도가 상승하면서 발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량 내부나 밀폐된 공간에서 충전하거나 충격을 받은 배터리를 계속 사용하는 행위는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가정에서 항공기까지 화재
22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 한 호텔 11층 객실 내에 있던 보조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객실 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불길이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투숙객 25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290여만원의 재산피해도 발생했다.
대구에서도 보조배터리 관련 화재는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달서구 월성동 한 아파트에서 충전 중이던 보조배터리에서 불이 났다. 지난해 1월에는 감삼동 한 빌라 3층에서 충전 중인 보조배터리가 폭발해 30대 거주자가 좌측 안면에 화상을 입고 대피하려다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역에선 2024년 3건이었던 배터리 화재가 지난해 5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4건이 발생했다.
인파가 밀집한 대중교통에서 보조배터리 화재 위험은 더욱 크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4~5월 서울 지하철에서만 배터리에서 연기가 발생하는 사고가 4건 접수됐다. 밀폐된 공간인 지하철의 특성상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배터리 화재는 항공기 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8월) 국적기 기내에서 발생한 보조배터리 화재는 총 13건으로 집계됐다.
보조배터리가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보조배터리 이상 사례 접수 건수는 2021년 34건에서 지난해 360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5월까지 255건이 접수됐다.
◆ 여름철 고온, 특히 더 위험
보조배터리는 크기가 작고 휴대가 간편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무선이어폰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널리 사용된다. 다만 안전성 측면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의 보조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대신 충격이나 과충전, 고온 환경에 노출될 경우 '열폭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열폭주가 시작되면 배터리 내부 온도가 최대 1천℃까지 치솟아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특히 열폭주가 발생하면 단순히 물을 끼얹는다고 불이 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초동 대처가 더 중요하다.
보조배터리 화재 위험이 커지면서 일부 대중교통에서는 고용량 리튬배터리의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도시철도 내 160Wh를 초과하는 리튬배터리의 휴대를 금지하고 있다. 코레일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 다음 달 1일부터 고용량 리튬배터리를 제한한다.
◆고온, 밀폐 환경 충전·사용 피해야
전문가들은 고온에 따른 보조배터리 화재 위험이 커지는 여름철에는 사용자의 안전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차량 내부 방치나 충전은 물론 외부 충격을 최소화하고, 이상 징후가 나타날 경우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찬수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보조배터리는 특정 온도 이상으로 발열이 됐을 때 회로가 단락되기 때문에 여름철 같은 고온 환경에서 차 내부에서 충전하거나 밀폐 공간은 피해야 한다"며 "또한 리튬이온으로 만들어진 배터리는 외부 충격에 취약한 만큼, 물리적 손상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또 "배터리에서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나거나 외관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며 "주기적으로 배터리 내부를 점검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