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은행 지수, 1주일간 0.34% 하락…코스피 대피 큰 폭 약세
은행권 신용공여 8300억원 규모 추산…간접 익스포저 확대 가능성
"담보대출 비중 높아 실적 영향 제한적" 평가 속 금리·환율 변수도
코스피가 사상 첫 90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JTBC를 비롯한 중앙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여파로 은행주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금융권의 신용공여 규모가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대부분이 담보대출인 만큼 추가 충당금 부담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은행권 실적과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간접적인 위험 노출까지 고려할 경우 실질 익스포저 규모가 더 커질 수 있어 추가 부실 발생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지난 한 주(15~19일) 동안 0.34% 하락했다. 이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36개 KRX 산업지수 중 상위 19위로 중위권 수준이지만, 구성 종목 모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 지수 상승률(11.4%) 대비 뚜렷한 약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종목 가운데 7개의 주가가 내렸다. 종목별로는 제주은행이 –15.79%로 낙폭이 가장 컸고 ▲카카오뱅크(-6.74%) ▲iM금융지주(-4.18%) ▲JB금융지주(-2.25%) ▲KB금융(-1.80%) ▲기업은행(-1.61%) ▲우리금융지주(-0.32%) 등이 뒤를 이었다. 상승 종목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은 하나금융지주도 2.07%에 그쳤고 신한지주와 BNK금융지주는 각각 1.31%, 0.40% 올랐다.
주요 투자 주체 중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매도 우위를 보였고 외국인이 매물을 받아냈다. 개인은 이 기간 ▲하나금융지주(-458억원) ▲우리금융지주(-390억원) ▲기업은행(-336억원) 등을 대거 팔아치운 반면 외국인은 ▲신한지주(811억원) ▲하나금융지주(764억원) ▲우리금융지주(507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기관의 경우 ▲기업은행(434억원) ▲BNK금융지주(409억원) ▲JB금융지주(254억원) 등은 사들였지만, ▲신한지주(-544억원) ▲KB금융(-525억원) ▲하나금융지주(-269억원) 등은 순매도하는 교차 매매 양상을 나타냈다.
이에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은행 관련 종목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은 1주일간 0.44% 오르는 데 그쳤고 'TIGER 은행'과 삼성자산운용 'KODEX 은행'은 0.90%, 0.16%씩 하락했다.
이 같은 은행주 약세의 배경에는 ▲시중금리 약세에 따른 금리 모멘텀 약화 ▲반도체 등 대형주 중심 수급 쏠림 장세 ▲미국 금리 인상 기대에 따른 달러 강세 등이 거론되지만, JTBC 디폴트 사태의 영향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시장은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중앙그룹은 JTBC의 206억원 규모 유동화 차입금 미상환 발생으로 ▲중앙홀딩스 ▲JTBC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5개 계열사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중앙그룹의 모태인 중앙일보는 워크아웃을 추진키로 했다.
실제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한 5사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 익스포저는 약 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중앙일보, 에스엘엘중앙, 중앙일보엠앤피를 포함한 주요 8사에 대한 신용공여 익스포저는 약 1조3000억원이다. 이 중 은행업권이 8329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수금융기관(신용보증기금·한국증권금융 등) 1642억원, 증권업 1251억원, 여신전문 797억원 등 순이다.
대신증권은 은행별로 ▲하나금융 3500억원 ▲우리금융 1500억원 ▲BNK금융 320억원 ▲KB금융·신한지주·기업은행 등 100~200억원 내외 ▲iM금융은 증권사에서 약 15억원의 여신을 보유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중앙그룹이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JTBC 사옥과 경기 고양시 일산 스튜디오 등 5500억원 규모의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은행 대부분이 부동산 담보 대출인 만큼 2분기 중 추가 적립할 대손충당금은 1000억원을 하회할 전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의 충당금 적립 기준이 크게 강화됐고 담보대출이 대부분이라 은행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금융당국에서 리테일 회사채 판매 관련 불완전 판매 여부에 대해 점검 중이지만,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강화 이후 녹취·투자자 확인 서약이 의무화돼 이 역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시장에 공개된 금융업권별 익스포저 수치는 직접 신용공여 거래만을 기준으로 산출된 것으로 유동화 SPC, PEF·펀드 투자 등을 통한 간접적인 형태의 익스포저는 포함돼 있지 않아 향후 실질 위험 노출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중앙일보 계열 주요 8사의 총차입금 규모는 약 2조8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되며 직접 신용공여 규모(1조3000억원)와 차이가 존재한다. 이는 PEF·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 SPC를 활용한 유동화 거래, 중앙일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리스 부채 등에 기인하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금융회사별 실질 위험노출 규모는 직접 신용공여 금액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개별 금융회사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 과정에서 실질 익스포저 현황·부실 발생 가능성과 재무적 영향에 대해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은행주들은 7월 말 발표될 2분기 실적 시즌 전까지 큰 이슈가 없는 가운데, 6월 말까지 남은 7 영업 거래일의 금리와 환율 방향성에 따라 주가 흐름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7월 말 2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는 뚜렷한 이벤트가 많지 않은 만큼 은행주의 단기 주가 흐름은 금리와 환율 방향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미국 물가 지표와 통화정책 기대 변화에 따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관련 지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외환당국이 분기 말 환율 안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환율이 은행들의 실적이나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최근 외국인 수급이 은행주로 유입되고 있는 데다 주가 낙폭이 컸던 지방·중소형 은행들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이들 종목 중심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할 만하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