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후보 환수비용 236억원 방치…35억원은 사실상 회수 불가능
"투표용지 부족 초래한 '축소 인쇄' 노태악, 6개월 전 보고 받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 위반 후보에게 환수해야 할 선거비용 236억원을 거둬들이지 못하고 방치한 가운데 35억원은 소멸시효가 이미 지나면서 회수가 불가능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초래한 '50% 축소 인쇄 지침'이 선거 6개월 전 이미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반환명령 273억 중 236억 미회수
21일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31일 기준 선거비용 보전금·기탁금 반환명령을 받고도 완납하지 않은 사람은 86명, 미반환액은 236억6천11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들에 대한 반환명령액은 총 273억5천421만원으로, 돌려받아야 할 금액의 86.5%가 아직 회수되지 않은 것이다.
선거비용 보전금은 일정 득표율 이상을 얻은 후보자에게 선거운동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국가가 보전해주는 제도다. 득표율 10%를 넘기면 선거 비용의 절반을, 15%를 넘기면 전액을 돌려받는다. 선거 이후 공직선거법 등 선거범죄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기탁금과 보전금을 30일 내 전액 반환해야 한다.
그러나 반환명령이 내려진 지 10년 이상 지난 장기 체납 사례도 적지 않았다. 2015년까지 반환명령이 내려졌음에도 미반환액이 남아있는 사례는 23건, 총 112억9천81만원에 달했다. 전체 미반환액의 47.7%를 차지하는 규모다.
대표적으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당선 무효형 확정으로 2012년 10월 선거비용 반환명령을 받았지만, 반환 명령액 35억3천749만원 중 31억4천301만원이 그대로 남은 상태다.
이처럼 반환명령 이후에도 장기간 환수가 이뤄지지 않는 사례는 반복되고 있다. 선거비용 반환금은 세무 당국이 절차에 따라 징수하지만 선관위 역시 소멸시효 완성을 막기 위한 소송 제기 등 채권 관리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아 소멸시효가 이미 지나간 미반환금은 35억7천400만원에 달한다. 선거비용 반환채권에는 국가재정법상 5년의 시효가 적용된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2019년부터 시효 연장을 위한 소송을 제기하고 있으며, 그 이후 시효가 완성된 미반환 사례는 3건, 1억9천800만원이라고 해명했다.
◆노태악, 투표용지 축소 6개월 전 보고받아
아울러 노태악 전 위원장은 6·3 지방선거 6개월 전 '50% 축소 인쇄 지침'을 보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선관위원 및 상임위원이 지방선거 투표용지 제작 및 배포와 관련한 의사결정 및 논의, 결재한 내역 일체' 관련 질의 답변서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편람 개정 사항은 2025년 11월 24일 개최한 제15차 위원회 회의에 보고된 '공직선거관리규칙 등 개정 사항 검토안'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편람 개정 사항에는 지방선거의 경우 투표용지 인쇄매수를 하한 50%로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회의에는 노 전 위원장과 위철환 상임위원이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50% 축소 인쇄 지침'은 종합관리지침과 절차사무편람이 개정된 시점보다 앞선 회의에서 이미 노 전 위원장에게 보고된 셈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는 노 전 위원장이 사전에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게 김 의원 설명이다.
또한 중앙선관위가 윤건영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에 따르면 노 전 위원장은 6·3 지방선거 당일 투표 종료 시각 40분 전인 오후 5시 20분쯤 투표 용지 부족 관련 첫 보고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