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의원 25명 전수조사…사퇴 10명·유임 9명 '팽팽', 6명은 침묵
중요한 국면에서 쪼개진 '당의 뿌리'…줄서기·침묵주의 고질병 도졌나
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으로 인한 참정권 침해 사태 속에 대구경북(TK) 보수 정치권이 당대표 거취를 두고 분열하며 무책임한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헌정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참정권 유린 사태 앞에서, 이를 수습하고 대책을 세워야할 당의 주류가 볼썽사나운 다툼만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인다.
매일신문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대구경북 지역구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무기명 보도를 전제로 장동혁 대표 사퇴, 혹은 유임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자신의 SNS나 의원총회 등 공개 석상에서의 발언을 통해 의견을 밝힌 경우 그 내용을 반영했다.
조사 결과 25명의 의원 중 장 대표 유임에 찬성한 의원은 9명, 사퇴해야 한다는 의원은 10명이었다. 의사를 표시하지 않거나 답변을 거부한 의원은 6명이었다.
유임론과 사퇴론이 9대 10으로 비등비등한 가운데 유임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당대표 사퇴 근거가 빈약하고 당력을 모아야 할 시기라는 시각이 주를 이뤘다. 사퇴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대부분 현 지도부의 리더십이 수명을 다했다는 판단을 내놨다.
제각기 근거를 가지고 있으나 참정권 침해 사태 속에서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사태를 바로잡아야 할 시기에 집안 싸움에 골몰하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의 최대 주주라는 TK 의원들이 사태를 바로잡는 일보다 내부 주도권 싸움에 함몰돼 국민 참정권 회복은 뒷전이 됐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차기 공천권자에 대한 줄서기가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억측 아닌 억측(?)도 나온다.
정치적 견해를 밝히지 않은 채 사태를 수수방관 하는 일부 의원들의 어정쩡한 태도 역시 지역 정치권의 고질병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매일신문의 질의에 4명의 의원은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거나 "그런 질문을 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답변으로 의사 표명을 거부했으며, 2명의 의원은 수 차례의 전화와 문자메시지에도 답하지 않았다. 침묵 또한 메시지가 될 수 있지만, 지역 민심,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소신을 대변하기보다는 불확실성을 회피하고자 하는 TK 의원의 고질적인 '침묵주의'라는 비판이 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TK는 당의 뿌리다. 당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줘야 할 책무가 있다. 지도부를 물러나게 할 거라면 확실한 수습책을 제시하거나, 반대로 유지할 거라면 힘을 실어줘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면서 "25명마저도 갈라져 진흙탕 싸움에 동참해 야당을 식물정당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