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기만 한 최저임금, 벼량 끝 자영업자 "단일 적용, 원점 재검토해야"

입력 2026-06-21 14: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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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업계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하는 사람 기본법' 추진 중단, 최저임금 구분 적용 등을 촉구하며 정부와 국회에 고용정책 대전환을 요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이 무산되면서 최저임금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별 생산성과 지불능력 격차가 확대되고 자영업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모든 업종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단일 최저임금 체계가 유지되면서 현장 부담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7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표결에 부쳤으나 반대 14표, 찬성 11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사용자 측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 등 일부 업종에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며 일부 업종에 대한 시범 적용안을 제시했지만 근로자 측 반대를 넘지 못했다.

현행 최저임금법 제4조는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1988년 도입 첫 해를 제외하고 '단일 최저임금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경영계는 산업구조가 복잡해지고 업종·기업 규모별 격차가 벌어지는 'K자형 성장'이 고착화된 만큼 단일 기준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상승의 영향을 크게 체감하고 있다.

통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구의 고용원 없이 '나 홀로 영업'에 나선 자영업자는 19만6천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27만5천명의 71.3%를 차지했다. 최근 1년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천명 줄었지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7천명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우려된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부 근로자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동시에 근로시간 축소, 복리후생 감소, 고용 위축, 제품가격 인상 등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것.

반면 노동계는 업종별 구분 적용이 저임금 업종을 낙인찍고 차별을 제도화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노사 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16.3% 오른 시간당 1만2천원을 제시한 상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 속에서 극심한 소비 위축을 겪으며 한계 상황에 직면했지만, 최저임금은 한해도 빠지지 않고 오르기만 한다"면서 "단일체계를 고집하는 것은 소상공인의 처지를 외면한 처사다. 최저임금제도의 실효성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만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진행될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이 절대적으로 반영되길 촉구한다"며 "이를 정부와 국회가 외면한다면 소상공인 발 고용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경제 전반으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