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딤프 개막작 '투란도트', 27일까지 공연
"일부러 비워진 무대 통해 인물의 고독한 내면 강조"
기존 동양풍 수중왕국대신 LED 현대 왕국 절제미
음악·넘버도 보강…"美·英 글로벌 진출 발판 만들것"
제20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하 딤프) 개막작 '투란도트'가 7년 만에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새 버전은 화려한 무대 장치를 덜어내고 인물의 내면과 관계에 집중하는 현대적 연출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19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투란도트' 기자간담회에는 작품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 헝가리 출신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 투란도트 역의 리사, 칼라프 역의 이건명, 류 역의 김보경이 참여했다.
딤프가 제작한 이 작품은 2011년 초연 이후 2019년 7번째 시즌을 선보이며 국내외 공연을 이어갔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각색해 사랑을 거부하는 공주 '투란도트'가 구혼자들에게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내고 풀지 못하면 목숨을 빼앗는다는 큰 줄거리를 차용했다.
기존 작품이 동양적인 판타지에 무게를 뒀다면, 7년 만에 돌아온 새 버전은 시대 흐름에 맞춰 보다 모던하고 세련된 연출을 목표로 했다. 동유럽에 수출된 '투란도트' 라이선스 공연을 연출한 로버트 알폴디가 연출을 맡았다.
그는 "한국과 슬로바키아의 문화는 다르지만 모든 사람이 사랑하고, 누군가를 잃으면 똑같이 아프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감정을 표현하는 제스처 등은 다를지라도 두 문화가 접목하는 지점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출적으로는 현대 감각으로 덜어내고 인물의 내면을 더욱 부각시켰다. 알폴디 연출은 "인간관계와 외로움, 사랑을 찾는 과정에 대해 얘기하는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인물들 간의 관계와 내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부러 비어있는 공간에서 노래를 부르고 연기하게끔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열린 '투란도트' 개막공연 무대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났다. 기존의 물속 왕국 대신 붉은 LED 기둥으로 간소화된 현대적 왕국이 인물의 표현력과 동선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10년 만에 다시 주인공 '투란도트' 역을 맡은 배우 리사도 "무대가 현대적으로 바뀌면서 서있기만 해도 고독이 느껴졌다"라며 "투란도트가 차갑고, 강해질 수밖에 없었던 내면이 더욱 잘 보여서 관객들도 마음이 동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제작진은 이번 시즌의 강점으로 한층 보강된 음악과 넘버를 꼽았다. 올해 투란도트에는 뮤지컬 영화 '투란도트-어둠의 왕국'의 넘버 두 곡도 새롭게 반영됐다.
'투란도트'는 과거 상하이·하얼빈 등 중국 5개 도시 초청공연과 국내 창작뮤지컬 최초 동유럽 라이선스 수출을 이뤄낸 작품이다. 딤프는 이번 시즌을 계기로 '투란도트'의 폭넓은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한다.
배 위원장은 "처음 투란도트를 시작할 때는 대구와 전혀 관계없는 소재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세계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더욱 글로벌적으로 나아가기 위해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에도 진출할 수 있는 작품의 발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제20회 딤프 개막작 뮤지컬 '투란도트'는 오는 27일(토)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개막공연에서는 자막·음향 등 일부 기술적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이후 공연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가창력과 무대에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