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단속중 여성 알몸 찍어 공유한 경찰…법원 "국가 배상하라"

입력 2026-06-16 17:02:19 수정 2026-06-16 17: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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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자료사진. 매일신문DB
재판 자료사진. 매일신문DB

성매매 단속 과정에서 여성의 나체를 촬영하고 이를 내부 단체대화방에 공유한 경찰에 대해 법원이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다시 한 번 인정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2-2부(김연하·예지희·김홍준 부장판사)는 이날 A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국가가 A씨에게 83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로 인정된 배상액은 1심의 800만원보다 30만원 늘었다. 원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일부 청구가 항소심에서 인정된 것이다.

사건은 2022년 3월 성매매 업소에서 근무하던 A씨가 경찰 단속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경찰은 A씨의 알몸 상태를 촬영했고, 해당 사진은 단속팀이 사용하던 단체대화방에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이 신체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강제수사를 진행하면서 영장을 제시하지 않는 등 적법절차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는 2023년 9월 국가를 상대로 5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경찰의 촬영 행위와 단체대화방 공유가 A씨의 인격권, 성적 자기결정권,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하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A씨가 물리적으로 저항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었고, 긴급하게 촬영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었다고 봤다. 아울러 나체 상태 자체가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도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부위가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촬영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경찰이 비례의 원칙 및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봤다.

특히 사진을 단체대화방에 공유한 행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미지 파일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자체가 당사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1심은 경찰이 변호인 선임권을 고지하지 않았거나 성적 굴욕감을 주는 발언을 했다는 A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023년 7월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행위를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경찰청장에게 성매매 단속 관련 규정과 지침을 재정비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