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늪 나와 다시 일상으로"…대구회생법원, 현재 성적표는?

입력 2026-06-16 1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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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 12.2%·개인파산 5.3% 증가…"자영업·청년층 신청 많아"
개시결정 평균 35일 단축…전국 회생법원 최고 수준 처리율 기록

지난 3월 3일 수성구 대구지법 신관 앞에서 대구회생법원 개원식이 열린 모습. 대구회생법원 제공
지난 3월 3일 수성구 대구지법 신관 앞에서 대구회생법원 개원식이 열린 모습. 대구회생법원 제공

지난 3월 문을 연 대구회생법원이 개원 두 달여 만에 개인회생 사건 처리 속도를 끌어올리며 긍정적인 첫 성적표를 받았다. 사건 처리율만 놓고 보면 전국회생법원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고금리와 경기 둔화 여파로 개인회생·개인파산 신청 등이 줄을 잇는 가운데 대구회생법원의 공간 확장 문제 역시 대두될 전망이다.

◆사건처리 한달여 단축

대구회생법원 개원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건 처리 속도다.

이전까지는 과도한 서류 제출 요구와 장기간 심사로 인해 회생·파산 사건의 적체가 발생했다. 그러나 대구회생법원 개원 이후에는 ▷실무준칙 마련 ▷신청서 첨부 제출서류 양식 정비 ▷외부회생위원 위촉 ▷개인회생재판부 증설 등으로 인해 사건 처리의 효율성을 높였다.

그 결과 현재 개인회생 사건의 신청부터 개시결정까지 평균 소요 기간은 322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 357일보다 35일 단축된 수치다. 특히 대구회생법원 개인회생재판부는 지난 4월 기준 처리율(법원에 접수된 사건 대비 처리된 사건의 비율) 113%를 기록해 전국 회생법원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내부 회생위원이 담당하는 재판부만 놓고 보면 처리율은 144.8%에 달했다.

◆개인 신청 늘고, 법인 도산 줄고

고금리와 경기 둔화 여파로 개인회생·개인파산 신청은 증가한 반면 법인 도산 사건은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대구회생법원에 따르면 개원일인 지난 3월 1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접수된 사건은 법인회생 15건, 개인회생 2천792건, 법인파산 22건, 개인파산 1천817건이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법인회생은 30건에서 15건으로, 법인파산은 24건에서 22건으로 줄었다. 반면 개인회생은 2천489건에서 2천792건으로 12.2% 증가했고, 개인파산도 1천725건에서 1천817건으로 5.3% 늘었다.

이 같은 흐름은 고금리와 경기 둔화, 자영업·소상공인 경영난, 가계부채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지역민들이 회생·파산 제도를 통해 재기를 모색하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걸로 보인다.

사건 유형에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음식점과 주점, 개인서비스업 등 고정비 부담이 큰 업종에서 회생·파산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법원 측 설명이다. 폐업 후 직장인으로 전환한 뒤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회생 사건에서는 청년층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사회 초년생들이 신용대출, 카드채무, 생활비성 채무, 투자 손실 등으로 회생 절차를 밟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개인파산은 고령층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질병·가족 부양·과거 사업 실패 등으로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에 이른 노인들이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신청사 공간 확장 필요

대구회생법원 신청사를 둘러싼 공간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손 꼽힌다. 현재 회생법원 청사는 임시 공간으로 내년 9월 달서구 이곡동 옛 식품의약품안전청 건물로 이전할 예정이다.

내년 9월 이전 예정인 옛 대구식약청 건물을 둘러싼 공간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다.

회생·파산 사건은 일반 민사사건보다 기록물과 이해관계인이 많아 공간 수요가 큰 편인데, 신청사는 연면적 3천260㎡ 규모다. 현재 임시청사보다는 넓지만, 향후 사건 증가 추세와 조직 확대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공간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대구회생법원 관계자는 "현재 계획 중인 청사 공간이 아주 넉넉하다고만 볼 수는 없지만 효율적인 공간 배치와 설계를 통해 업무 수행과 민원인 이용에 지장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라며 "우선 회생·파산 기록은 법령에 따라 대부분 전자화하여 관리할 계획이며, 현재보다 법관과 직원 수가 증가할 가능성을 전제로 공간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