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군 선관위원 63명 분석…변호사 7명 제외하면 선거 관리와 연관 부족
비상임 체제·업무 연속성 한계…"상임위원·전문교육 확대 필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위원회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선관위원들의 전문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선관위원들은 법령 해석과 선거 정책 의결 권한 등 주요 결정권을 가지지만 상당수가 선거와 무관한 직업군 출신인 데다 비상임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어 전문성과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4일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역의 9개 구군 선관위원은 해당 사무처가 5명을 자체 추천하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 1명씩 추천해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선관위원은 공직선거법에 대한 유권해석과 선거관리 규칙 제정 등 주요 안건에 대해 위원회를 열고 의결권을 행사한다. 사실상 선거 업무에 있어서 최고 의사결정권자로 여겨지지만 이들이 업무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와 전문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매일신문이 대구 지역 9개 구·군 선관위원 명단을 분석한 결과 위원장을 제외한 선관위원은 모두 6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변호사 7명을 제외하면 상당수가 선거 관리 업무와는 연관성이 부족한 일반 직업군 종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직업별로는 상업과 제조업, 건설업, 농수축산업, 운수업, 정보통신 등이 포함됐다. 직업이 없는 위원도 6명에 달했다.
선관위원 전원이 비상임이라는 점도 문제다. 상시적으로 선거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본업을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 회의에 참석하는 구조다. 지방선거와 총선 등이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환경을 고려하면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원장 상근직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책임 소재와 조직 통제 강화로 위기대응 능력을 높이려면 선관위원장 상근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8일 이재명 대통령과 4부 요인 만남 과정에서도 선관위원장 상근화 논의가 이뤄졌다. 앞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선관위법 개정안은 법관이 각급 선관위원장으로 호선돼 겸직하는 기존의 관행을 막고 상임화를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착화된 선관위의 현실을 바로잡기엔 아직 갈길이 멀다.
전문가들은 선관위원들이 선거관리의 최고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만큼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비상임 중심의 현행 구조를 개선하고 선관위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연수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낸 법무법인 법연 한재봉 대표 변호사는 "지역 선관위원 가운데 법관인 위원장과 변호사 출신을 제외하면 선거 관련 법령과 판례, 선관위 매뉴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또한 이들 모두 비상임 체제로 운영되다 보니 업무 연속성이 떨어지고, 자칫 선관위가 사무국 중심으로 운영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선거 외에도 각종 위탁선거 업무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최소 1명 이상의 상임위원을 둬 선거관리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선관위원을 대상으로 한 연수 교육을 정례화하고, 선거를 앞둔 시기에는 지역별 현안과 후보자 등록 상황 등을 반영한 집중 교육도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