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입지 전쟁] "성과 못 내면 퇴출" 똘똘 뭉친 호남, 본보기 삼아야

입력 2026-06-11 18:37:20 수정 2026-06-11 19: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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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공대 등 큰 목표 잡고 전략적 접근, 단단한 스크럼으로 승부
특유의 위기의식, 지역 발전 동력으로 작용

12일 오후 전남 강진군 군동면 강진제2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전북 공천자대회에서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전남 강진군 군동면 강진제2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전북 공천자대회에서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설비 투자를 호남 및 충청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남의 정치적 역량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창의성, 전략, 단합력을 대구경북(TK) 정치권이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남 정치권이 똘똘 뭉쳐 불가능해 보이는 새롭고 커다란 현안 사업을 관철, 지역 발전의 혁신적 전기로 삼은 경우가 적지 않다.

2021년 한전공대(KENTECH) 특별법 통과는 정치적 배수진을 치고 법안을 통과시킨 대표적 사례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신설 부작용, 전력산업기반기금 투입에 따른 형평성 시비 등이 일었으나 당시 민주당 소속 호남 의원들은 법사위 법안 단독처리를 강행하는 등 물불을 가리지 않는 총력전을 펼친 끝에 이듬해 개교라는 성과를 냈다. 전남 고흥의 우주발사체산업 육성,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 등의 성과도 호남 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한데 뭉쳐서 만들어낸 성과로 꼽힌다.

TK 정치권이 국비나 국책 사업을 신청할 때 정부의 눈치를 보며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면, 호남 정치권은 다소 과격해 보일지라도 판을 새롭게 짜고 이를 정치적으로 풀어내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의 핵심 정책 사업계획에 호남이 없으면 단단한 내부 결속을 바탕으로 '호남 홀대론'을 점화하고 정부와 국회를 압박하는 식이다. 동시에 단순한 요구가 아닌 '균형발전'과 같은 국가적 명분을 선점하고 외면하기 어렵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숙원 사업을 관철해 낸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호남 의원들은 당내 계파나 개인적 유불리가 갈리더라도 지역 예산이나 핵심 현안사업 앞에서는 완벽한 스크럼을 짜는 경우가 많다. 선수에 상관없이 예결위나 상임위 등 좁은 길목을 지키며 협상 카드를 활용하는 조직력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런 모습은 과거 호남 유권자들이 만들어낸 경쟁 체제의 학습효과로 여겨진다.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이 돌풍을 일으켰던 경험이 있기에 '성과를 못 내면 언제든 물갈이될 수 있다'는 실존적 위기감을 안고 정치에 임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