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 중심' 옥죄는 대입 평가에 대구경북 지역 수험생 다중고
실질 반영 지표 축소 속 서술 항목 분량 급감으로 밀도 높은 교실 내 탐구 증명 필수
고교학점제 미이수 보장 지도 인력난 심각, 수능 위주 정시 체제와의 엇박자 지적
교육부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학생부 대리 작성을 엄단하고 교실 내 평가의 객관성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훈령 개정안을 전격 시행하면서 지역 교육계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이번 방침은 외부에서 제작해 제출하던 과제형 수행평가를 원천 차단하고 오직 교과 담당 교사가 수업 시간 중 직접 관찰한 사실만을 기록하도록 제한한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수시 전형을 앞둔 대구 주요 학원가 일대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사칭하며 고액을 요구하는 무자격 컨설팅 업체의 음성적 대필 광고가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어 수요자들의 혼란을 부추긴다. 현행 지침상 제3자의 개입이나 부정한 방식으로 작성된 서술형 기록은 발견 즉시 무효 처리되며 해당 학생과 학교는 성적 비위 규정에 의거해 중징계를 피할 수 없다. 이는 단순한 문장 교정을 넘어 입시 자체의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는 폭발력을 지닌 만큼 학부모들의 철저한 검증과 주의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더욱이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기조에 따라 자기소개서가 폐지되고 독서활동과 수상 실적마저 정시와 수시 전형 전반에서 미반영 항목으로 분류되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의 당락을 결정짓는 실질적 지표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으로 완전히 압축되었다. 문제는 평가의 중요성이 이처럼 커진 반면, 기재할 수 있는 서술 항목의 총량은 과거와 비교해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는 점이다.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 과정에 적용되는 공통과목의 경우 기존에 학기별로 각각 분리하여 총 1000자까지 적을 수 있었던 분량이 학년 전체를 통틀어 단 500자로 제한됐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진로 분야 역시 종전 700자에서 500자로 감소했고,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도 300자로 줄어들면서 텍스트의 양적 팽창보다는 제한된 분량 내에 얼마나 정교한 학업적 영리함을 담아내느냐가 관건이 됐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 체감하는 심리적 방어선은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다. 대구 지역 수험생들은 "학교 수업 중에 교사가 정한 탐구 주제를 소화하고 이를 개인의 역량과 연결해 증명해야만 겨우 서술형 한 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라며 "과거처럼 결과물만 그럴듯하게 제출하던 방식이 전면 차단되면서 평소 수업 집중도와 주도성에 대한 압박감이 평년 대비 치솟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지역 학부모들 또한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해 학원가 주변에서 유포되는 십수만 원 상당의 합격자 자동 생성 문구 매뉴얼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던 것이 사실이며, 막상 교육청 설명회에 참석해 보니 인위적인 표현은 입학사정관들의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90% 이상 걸러진다는 경고를 듣고 발길을 돌렸으나 지역 내부의 신뢰할 만한 맞춤형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해 답답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 변화 속에서 지역 상위권 수험생들이 경북대학교 의예과나 주요 공과대학 등 선호도가 높은 유망 학과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학업 성취 유무의 나열을 넘어 정밀한 교과 확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 20년 이상 현장을 지켜본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예컨대 수학 영역에서 과거에 흔히 쓰이던 기출 풀이 능력 우수와 같은 추상적인 칭찬은 입시 사정관들의 평가 항목에서 철저히 배제된다. 대신 지역의 기후 변화 멀티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도함수를 활용하고, 3차와 4차 함수의 극대·극소 이론을 정량적으로 대조하는 정밀성을 수업 내에서 입증해야 한다. 더 나아가 연속적인 곡선 설계를 위해 고급 수학 이론인 스플라인 보간법의 조건별 미분가능성을 대수학적으로 규명해 내는 일련의 단계를 400자 내외로 압축해 교사의 관찰 기록으로 남겨야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과정 중심 평가 지향성과 정반대로 움직이는 거대한 대입 전형의 기형적 엇박자는 일선 고교들이 떠안은 가장 무거운 짐이다. 당장 올해부터 학업성취율이 40% 미만일 경우 졸업 유예 가능성을 열어둔 192학점 기반의 선택형 교육과정이 전면 도입됐으나, 변두리 지역이나 중소규모 학교의 경우 이들을 구제하고 지도할 전담 강사 채용률이 저조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정규 교사들의 행정 및 수업 부담률은 기존보다 폭증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게다가 교육과정은 학생 개개인의 진로에 맞춘 정성적 과목 선택을 유도하면서도, 정작 대학 입시의 중심축인 정시모집 수능 위주 전형의 40% 의무 선발 비율은 요지부동이어서 고교 현장은 내신과 수능, 까다로워진 학생부 관리까지 삼중고를 상시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윤경민 크라스에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