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법 10일 오후 증거물 확보 나섰으나 불발, 발길 돌려
투표소 설치 전 경로당 상태로 돌아가… 집회 참가자에 의한 반출 가능성도 제기
투표용지 부족사태와 관련해 법원에 의해 증거보전결정을 받은 투표용지 상자가 사라져 증거 보전이 불발됐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투표용지 상자를 보관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며 투표용지 상자 확보 여부가 사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10일 오후 3시 5분쯤부터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을 찾아 증거물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이곳은 이미 투표소 설치 전 본래의 경로당 모습으로 돌아간 상태였고, 법원이 전날 증거 보전 결정을 내린 '인쇄매수 1천900매' 투표용지 보관상자의 행방도 묘연해졌다.
김 부장판사는 20여분 만인 오후 3시 27분쯤 검증을 마치고 경로당 밖으로 나왔고, 선관위 관계자도 곧이어 밖으로 나왔다. 법원은 현장에서 투표용지 보관상자를 봉인하고 동부지법 내 별도 장소로 옮겨 보관할 계획이었으나 상자가 사라지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법원은 이날 현장 확인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다. 선관위가 보관 장소를 찾아내 공개할 경우 법원은 재차 현장 검증에 나설 수 있다. 우선 선관위로부터 보관 장소를 확인하는 '사실조회'에 들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사실 조회 답변에 따라 개표소 투표함에 대한 증거보전 추가 신청 가능성도 점쳐진다.
선관위 측은 투표용지 상자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상자의 소재 역시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관위는 투표함이 아닌 투표용지 보관 상자는 법적 보관 의무가 없다는 취지다.
법원이 확보하려 한 용지 보관 상자는 선관위의 용지 부실관리 실태를 입증할 수 있는 물품으로 여겨졌다. 이 투표소 선거인 수는 3천856명이었는데, 앞서 파악된 이곳 투표용지 인쇄 매수는 1천900매로 선거인의 49.3%에 불과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투표함 소재는 아직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으나 지난 5일 경찰의 투표함 반출 이후 집회 참가자 등이 난입하는 상황이 있었기에 제3자에 의한 반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서증거보전을 신청, 이번 법원 결정을 받아낸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현장 검증 후 기자들과 만나 "투표용지 보관상자는 선관위의 '50%' 내부 기준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부분을 확보하는 증거"라며 이르면 오는 15일께 선거소청을 제기할 것을 예고했다. 이어 "현장은 다 치워졌고, 선관위에서도 그게 어디 갔는지 모르기 때문에 심각한 상태다. 보관 의무가 없다고 하더라도 답변을 정확히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