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팬들, 대표팀 유니폼 입고 멕시코로
축구 마니아들, 저마다 응원하는 선수 있어
"월드컵 분위기가 안 뜹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시작하기까지 5일이 채 남지 않았을 때도 월드컵 특수가 실종됐다는 목소리가 컸다. 대한축구협회의 운영이 난맥상인 데다 대표팀의 성적이 국민들에겐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월드컵이 다가오니 국민들은 마음속에 '붉은악마' 티셔츠 한 장 정도는 품고 있었던 듯하다. 멕시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탑승객들이 적어도 10% 안팎은 되는 분위기였다.
박문순(62) 씨는 'FC서울' 로고가 새겨진 바람막이 안에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멕시코행 비행기에 올랐다. 박씨는 대표팀의 월드컵 대륙별 예선 응원전에 대부분 참가한 축구 마니아다.
박씨는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축구대표팀 지역별 예선이나 A매치가 있으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갈 수 있으면 최대한 갔다"며 "응원도 하고 여행도 하니 겸사겸사"라고 했다.
32강 진출은 무난할 것 같다고 는 게 박씨의 전망. 특히 대표팀 수비진의 핵심 중 1명인 이한범을 눈여겨보고 응원할 생각이다. FC서울 시절부터 눈에 들어왔기에 당연히 응원하게 된다고.
박씨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 카페 '3080 레드'의 회원이기도 하다. 그는 멕시코와의 대결이 선수로서도, 팬으로서도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진다면 32강 진출이 어렵고, 이긴다면 멕시코 축구팬들의 과격한 행동으로 선수와 한국 팬 모두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예상 때문이다.
서동열(57) 씨는 가족과 함께 멕시코 국기 색깔과 'MEXICO'가 새겨진 모자를 썼다. 그는 "그래도 멕시코까지 가는데 조금 독특하게 입고 싶었다"고 그런 차림새인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가족 모두 대표팀 공식 응원단 붉은악마를 상징하는 목도리도 함께 착용한 상태였다.
서 씨는 포항스틸러스의 팬이다. 그래서 K리그 득점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호재가 내심 대표팀에 승선하기를 바랐다. 그는 "다들 손흥민, 이강인 등을 응원하실 테고, 나는 거기에 더해 이동경 선수를 응원하고 싶다"며 "K리그에서도 굉장히 잘 하는 선수인데 대표팀에 뽑혀가서 잘 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다"고 했다.
20년 넘게 월드컵 응원을 다녔다는 서씨에게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예상 성적을 물었다. 서 씨는 조심스럽게 "조 2위로 진출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이번에 월드컵 응원을 온 한국 축구팬들의 특징 중 하나가 자신이 응원하는 K리그 팀이 있다는 점이다.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만큼 K리그도 이제는 많은 사랑을 받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도 했다.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이화섭 기자 lhsskf@im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