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퇴임 송언석 "TK통합법 추진 때 가장 비굴…신공항 내용 반드시 보완해야" [인터뷰]

입력 2026-06-09 18:25:33 수정 2026-06-09 19: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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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 후 국힘 첫 원내사령탑 임무 완수…"보수 재건 발판 마련"
"국민의힘에 필요한 건 분열 아닌 통합…지도부 흔들기보다 총의 모아야"
"기업들에게 기업할 자유를 줘야 경제가 살아나"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김천)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내대표 퇴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김천)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내대표 퇴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정권 교체 이후 야당의 첫 원내사령탑으로 임무를 마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김천) 얼굴에는 지난 시간의 고단함이 한껏 묻어 있었다. 사퇴의 변에서도 거대여당의 일방적 공세에 대해 울분을 토로했던 그는 9일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말도 못 하는 굴욕을 겪었던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대통령 탄핵을 시작으로 각종 특검법·노란봉투법·사법부 관련 법안 등 수적 우위를 앞세운 여당의 입법 공세 속에서도 송 의원은 흔들리는 당내 전열을 수습하며 원내 투쟁을 진두지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발판삼아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의석수를 추가 확보해 보수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제 평의원으로 돌아간 그의 방에는 '김천발전마스터플랜'이라고 적힌 지역 현안 사업 추진도와 각종 경제 지표가 나와있는 모니터가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 송 의원은 "원내대표직은 내려놨지만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할 야당 의원의 책무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김천 시민들이 보내주신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 현안과 민생 경제를 챙기고, 거대여당의 독주에도 분명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원내대표로서 지난 1년을 돌아본다면.

▶한마디로 정리하면 '생존과 재건'의 시간이었다. 비상계엄과 탄핵, 대선 패배, 지방선거까지 정말 거센 파도가 연이어 몰아쳤고, 그 속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로 국민의 삶과 당을 지켜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버텨왔다. 소수야당이라는 한계가 분명했지만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버티며 대한민국 정치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최소한의 불씨를 지켜내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

▶대구경북(TK)통합특별법 통과를 추진할 때다. 전남·광주통합법은 해주면서 TK통합법은 민주당이 계속 핑계를 댔다. 처음에는 대구시의회가 반대하지 않느냐고 해서 다시 찬성 입장을 받아냈고, 그다음에는 경북 북부 일부 기초의회가 반대한다며 또 문제를 삼았다. 그런데 전남·광주도 순천, 무안 등 일부 지역에서 반대가 있었다. 결국 TK에만 다른 잣대를 들이댄 것이다. 우리는 법안을 처리해 보려고 본회의 필리버스터까지 중단하면서 민주당 요구에 맞춰줬다. 그런데도 법안은 끝내 처리되지 않았다. TK통합을 해줄 마음이 손톱만큼도 없었다고 본다. 그때 정말 비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협상에 나섰다. 사퇴의 변 때 울컥했던 것도 이때가 생각나서 그랬다.

-TK통합은 앞으로 어떻게 되겠나.

▶TK통합은 정부·여당의 의지가 관건이다. 이재명 정부가 진정으로 균형발전을 생각한다면 전남·광주통합에 부여한 지원과 혜택을 TK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전남·광주통합법에는 공항 이전을 비롯한 각종 지원 내용이 담겼는데, TK 통합법에는 정작 신공항 관련 내용이 빠져 있다. 이 부분부터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 정부가 전남·광주에는 인센티브를 주면서 TK에는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면 지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앞으로는 전남·광주 수준의 제도적 지원을 TK에도 보장하도록 국회 차원에서 계속 요구할 생각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김천)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내대표 퇴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김천)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내대표 퇴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를 이끌었다.

▶선거 결과를 두고 우리가 이겼다고 말할 수는 없다. 숫자상으로 진 것은 분명하다. 다만 민주당도 승리감을 느끼기 어려운 결과였고, 우리로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재보궐선거만 놓고 보면 한 자리를 내놓고 네 자리를 가져왔다. 국민의힘 의석이 106석에서 110석으로 늘어난 것도 의미가 있다. 원내 의석 하나하나가 필리버스터 등 국회 운영에서 갖는 무게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민주당이 수적 우위만으로 밀어붙이는 데도 일정한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본다.

-그래도 여전히 여당의 입법 폭주를 제어하기엔 적은 숫자인데.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투쟁이 필리버스터 정도지 않나. 필리버스터를 강제로 종료하려면 180석이 필요한데, 앞으로 민주당이 그 숫자를 안정적으로 채우기가 전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평택을 보궐선거 과정에서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진 측면이 있다. 그 균열이 국회 운영 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민주당이 예전처럼 범여권 숫자를 일사불란하게 모으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이 110석을 확보한 것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보수 재건 및 정권 탈환을 위해서 국민의힘이 가야할 길은?

▶지금 우리 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분열이 아니라 통합이다. 정당이 적극 지지층만 바라보고 가면 당장은 편할 수 있지만, 국민 눈높이와 멀어지고 보수 재건도 정권 탈환도 어려워진다. 당내에서도 더 이상의 소모적인 갈등은 없어야 한다. 생각이 다르다고, 변화의 속도에 대한 견해가 다르다고 서로를 공격하거나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당 전체의 경쟁력과 국민 신뢰를 약화시킬 뿐이다. 원내대표든 당 지도부든 의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의원들도 당의 총의를 모으는 데 함께 힘을 보태야 한다.

의원들에게도 당부하고 싶다. 의원총회에 더 적극적으로 참석해 당내 논의가 충실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해줬으면 한다. 의원들의 총의를 보다 빠르고 쉽게 모으기 위해서는 각자가 책임 있게 의견을 내고, 결정된 당론에는 함께 힘을 실어야 한다. 당론에 어긋나는 언행에 대해서는 앞으로 당 차원에서도 분명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선관위 사태에 대한 여론이 뜨겁다.

▶선관위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본다. 우리는 부정선거 주장과는 일정 부분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선거 관리의 부실함에 대해서는 '소쿠리 투표' 때부터 누차 지적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투표용지가 없어 유권자가 투표를 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선관위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특히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된 초유의 사태다. 선관위가 독립기관이라고 하면서 감사도 제대로 받지 않으려 했고, 내부 세습 논란 등으로 이미 국민 신뢰가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결정타가 됐다. 이제는 선관위가 국민 앞에 철저히 조사 결과를 내놓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정부·여당의 태도다. 선거 관리는 현 정부에서 이뤄진 일이다. 그런데 대통령과 여당이 마치 자신들은 아무 책임이 없는 '제3자'인 것처럼 뒤로 빠져 있는 것은 맞지 않다. 이 문제는 선관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와 여당, 대통령이 함께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경제관료 출신으로서 현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가장 심각하게 봐야 할 것은 환율이다. 환율은 주식 자금 이동, 무역수지, 금리 차이 등 경제 전반의 상황이 압축돼 나타나는 지표인데, 원화 가치가 계속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이를 심각하게 보지 않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 해법은 결국 시장에 있다. 기업들에게 기업할 자유를 줘야 한다. 노란봉투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처럼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제도들을 손보지 않으면 투자와 고용이 살아나기 어렵다. 부동산도 공급을 막아놓고 공공주택만 이야기해서는 풀릴 수 없다. 민간이 움직일 수 있도록 규제를 줄이고 시장 안에서 해법을 찾게 해야 한다. 경제는 한번 망가지면 되돌리는 데 더 큰 비용이 든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화자찬이 아니라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기업과 시장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바쁜 와중에 지역구인 김천 선거 결과도 긍정적이다.

▶김천 시민들에게 정말 고맙다. 나도 선거 과정에서 욕도 많이 먹었고 쉽지 않은 상황도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시민들께서 "김천에서라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결과적으로 김천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을 단단하게 지켜주신 것은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중앙정치가 아무리 어렵고 당이 흔들리는 상황이어도 지역에서 보내주신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김천 시민들께서 보내주신 믿음을 바탕으로 지역 현안과 민생을 더 꼼꼼히 챙기겠다.

대담=최창희 서울지사장 정리=박성현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김천)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내대표 퇴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김천)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내대표 퇴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