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명함으로 지역사회 신뢰 구축 후 맞춤형 고수익 미끼로 유혹
빚더미 돌려막기 들통나자 맞고소 적반하장, 결국 징역 7년 철퇴
법당 원장과 기업 대표라는 화려한 가면 뒤에 빚더미 사기꾼의 정체를 숨긴 채 경북 포항지역 사회단체를 무대로 15억원대 사기극을 벌인 50대 여성(매일신문 2025년 12월 4일)의 민낯이 법정에서 낱낱이 드러났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3단독(박진숙 부장판사)은 지난 9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지인 7명을 상대로 26차례에 걸쳐 15억2천4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드러난 사기 수법은 교묘하고 치밀했다. A씨는 국제봉사단체, 언론사 아카데미 등 여러 모임에 나타나 자신을 포항제철소 하도급 업체 대표이자 경주 개인 법당 원장으로 소개했다. 가짜 직함도 번갈아 썼다. 신앙심과 재력을 갖춘 인물로 스스로를 포장해 사람들의 경계심을 허물었다.
가짜 신뢰를 쌓은 뒤에는 정교한 덫을 놓았다. 여유 자금이 있는 지인에게는 "6명이 투자 중인 회사가 있는데 한 자리를 주겠다"며 4% 이자를 약속했다. "포스코 내 업체 사장들이나 수산업자가 급전이 필요하다"며 유혹하기도 했다.
화려한 껍데기의 속은 텅 비어 있었다. A씨는 갚아야 할 빚이 산더미인 심각한 채무초과 상태였다. 피해자들의 돈은 정상적인 사업에 쓰이지 않았다. 오직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채무를 갚는 '돌려막기'에 급급했다. 끝없이 커지던 폭탄 돌리기는 지난해 4월 이자 지급이 멈추면서 결국 터지고 말았다.
사기 행각이 들통난 뒤의 태도는 더욱 뻔뻔했다. 범행이 명백함에도 변제 능력이 충분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자신을 고소할 처지에 놓인 피해자를 도리어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다. 다른 사람을 부추겨 사문서위조 혐의로 억지 고소를 남발하는 등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도 뻔뻔함이 멈추지 않았다.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해 한 피해자와 합의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는 실제 변제가 전혀 없는 '외상 합의'에 불과했다. 결국 갚을 금액을 두고 말을 바꾸자 분노한 피해자가 합의를 철회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렇게 거짓된 명성으로 지역사회를 흔들고 법정에서조차 적반하장이었던 사기극은 결국 철창신세로 막을 내렸다.
박진숙 부장판사는 "피해 규모가 15억원이 넘어 매우 크고 피해 회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과거에도 투자를 미끼로 돈을 가로채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