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정은빈] CHIMAC? CHIMAEK?

입력 2026-06-03 17:55:42 수정 2026-06-03 19: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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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빈 경제부 기자
정은빈 경제부 기자

대표적 여름 축제로 자리 잡은 '대구 치맥페스티벌'이 올해도 개최를 앞뒀다. 행사를 주최·주관하는 단체는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준비에 한창이다. 축제는 내달 1~5일 달서구 두류공원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예비 글로벌축제'로 선정된 이후 처음 열리는 만큼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글로벌축제 면모를 갖추기 위해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새삼 고민거리로 떠오른 것이 축제 영문명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축제 홍보를 확대하면서 핵심 단어인 '치맥'(치킨+맥주)을 로마자로 어떻게 표기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해진 것이다.

올해로 개최 14년을 맞는 치맥페스티벌은 그동안 영문명에 'CHIMAC'를 써 왔다. 그런데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치맥의 해외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지난 2021년 'CHIMAEK'가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에 등재됐다. 외국인들 사이에서 두 표기가 혼용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축제 영문명에서 치맥 표기를 CHIMAC로 유지할 것인지 CHIMAEK로 바꿀 것인지 하는 문제는 지난달 열린 치맥페스티벌 조직위원회 1차 회의에서 토론 대상이 됐다. 한국치맥산업협회 측은 "축제 콘텐츠와 운영체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재정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글로벌 전략도 새롭게 수립할 계획인데, 그 하나로 치맥이라는 타이틀을 국제 표준에 따라 리뉴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한 뒤 토의를 진행했다.

조직위원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나뉘었다. 한 위원은 "글로벌로 나아갈 행사인 만큼 표기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고,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된 것과 같은 표기를 적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CHIMAEK로 변경하자는 의견을 냈다.

다른 위원은 "이제까지 사용하며 굳어진 표현이 있는데, 섣불리 바꿨다가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기존 표기를 유지하는 쪽에 손을 들었다. 이 위원은 대구 영문 표기가 'Taegu'에서 'Daegu'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대구경북 지역을 'DK'가 아닌 'TK'로 지칭한다는 예시를 들기도 했다.

또 다른 위원은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된 것과 다르더라도 외국인이 전혀 다른 뜻으로 오해할 만한 이유가 없다면 그동안 사용해 온 전통이 있고, 치맥을 우리만의 고유 명사이자 하나의 자산이라 볼 수 있는 만큼 그대로 유지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위원에게선 "축제명을 바꾸면서 새로운 이름과 치맥이라는 단어가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된 점을 함께 홍보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조직위원회는 실제로 외국인에게 어떻게 읽힐지가 중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의견 수렴 과정을 밟아 보기로 했다. 올해 축제 현장에서도 외국인 방문객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행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을 따른다면 치맥은 CHIMAEK로 표기하는 게 자연스럽다. 다만 축제명이 고유 명사인 만큼 반드시 표기법을 따라야 하는 건 아니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표기 문제를 떠나 주목할 부분은 치맥페스티벌을 해외시장에 어떤 이름으로 소개할 것인지 고민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영문 브랜딩을 포함한 다양한 시도가 우리 축제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