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질병통제예방센터 "전 세계 의심사례 1천100건 넘어서"
국내 발생 사례 없어…국제 교류 활발해 검역·감시 체계 운영 중
최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유행은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희귀 변종이 원인으로 확인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대응에 나섰으며 각국도 검역과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치명률 최대 90%…인류가 두려워하는 감염병
에볼라 바이러스병(Ebola Virus Disease·EVD)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중증 감염병이다. 1976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강 인근에서 처음 확인돼 이 이름이 붙었다.
잠복기는 보통 2~21일이며 초기에는 고열,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이후 구토와 설사, 복통이 나타나고 중증으로 진행되면 내·외부 출혈과 다발성 장기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에볼라는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 오염된 물품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코로나19처럼 공기 중 장거리 전파가 이뤄지는 질환은 아니지만 치명률이 매우 높아 대표적인 고위험 감염병으로 분류된다. 과거 유행에서는 치명률이 25~90%에 달한 사례도 보고됐다.
현재 유행은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이투리(Ituri)주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WHO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민주콩고에서는 확진자 125명과 사망자 17명이 확인됐으며, 의심 환자는 906명, 의심 사망자는 223명에 달한다. 이후 며칠 사이 확진 사례가 280여 명까지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 보건기구들은 실제 감염 규모가 공식 집계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프리카질병통제예방센터(Africa CDC)는 전 세계적으로 조사 중인 의심 사례가 1천100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번 유행은 분디부교형 에볼라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현재 이 변종에 대해 승인된 백신이나 특효 치료제가 없다는 점이다. WHO는 유망한 후보 백신과 치료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확산 속도가 빠른 배경으로는 무장 분쟁과 의료 인프라 부족이 꼽힌다. 감염 지역 상당수가 치안이 불안정한 동부 지역에 위치해 있어 의료진 접근이 어렵고, 일부 지역에서는 격리와 안전한 장례 절차에 대한 주민 반발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보건시설 공격 사례까지 보고되면서 대응이 감염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WHO 비상사태 선언…국제사회 총력 대응
WHO는 지난달 중순 이번 유행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포했다. 이는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해야 할 중대한 보건 위기라는 의미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에볼라 환자가 발생한 사례는 없다. WHO와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역시 이번 유행의 국제 확산 위험은 존재하지만 전 세계적 위험 수준은 아직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국제 교류가 활발한 만큼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최근 브라질과 이탈리아에서 아프리카 방문 이력이 있는 여행객의 의심 사례가 보고되는 등 감염 의심 환자가 아프리카 밖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검사 결과 다른 질환으로 확인된 사례도 있었지만 국제사회는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검역과 감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입국자 감시, 의심 환자 신고 체계, 격리 병상 운영 계획 등이 마련돼 있으며 고위험 감염병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에볼라는 국내 제1급 감염병으로 분류돼 의심 환자 발생 시 즉시 신고와 격리가 이뤄진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유입 위험은 높지 않지만 해외 여행객 증가와 국제 교류 확대를 고려하면 지속적인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유행 국가 방문 후 발열이나 출혈 증상 등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이나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에볼라 역시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대응해야 할 보건 위기라며 조기 발견과 신속한 정보 공유, 국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