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열다]②경주, 세계 SMR의 메카를 꿈꾸다

입력 2026-06-01 15: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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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SMR 연구개발-실증-제조-운영-폐기물 관리까지 가치 사슬 구축 가능
주민수용성은 이미 검증, 가장 빠른 실증·산업화 가능 한 곳
포항 철강산단에 저렴한 무탄소 전력 공급에 수소환원제철 체계 전환까지 연계

CES 개막일인 올해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두산밥캣 부스에 SMR 모형이 전시돼 있다.연합뉴스
CES 개막일인 올해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두산밥캣 부스에 SMR 모형이 전시돼 있다.연합뉴스

SMR(Small Modular Reactor·소형모듈원자로)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규모가 작은 전기출력 300MW 이하의 차세대 원전이다. 공장에서 주요 설비를 모듈 형태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 안에 배치해 안전성, 경제성, 유연성이 뛰어난 일체형 원자로이다.

◆세계는 왜 SMR에 주목하는가.

전 세계가 SMR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과 반도체 클러스터 등 전력 다소비 산업 확대로 전력수요가 급증했고, 24시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요하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는 간헐성 등의 문제가 있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이 같은 현실적 이유에서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원전이 대규모 부지와 막대한 건설비용, 긴 공사기간이 필요한 반면 SMR은 상대적으로 적은 부지와 투자비로 건설할 수 있어 대안으로 떠올랐다. 원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성과 전력 생산과 수소 생산, 산업용 열 공급, 해수담수화 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의 연계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중국, 러시아 등 주요 원전 선진국가들과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SMR 관련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경쟁에 뛰어 들었다.

한국도 기존 SMART 원자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형 SMR(i-SMR)을 추진하고 있으며, 2030년대 중반 이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자로 모형과 혁신형 SMR 연구 개발을 주도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AI 이미지.
소형모듈원자로 모형과 혁신형 SMR 연구 개발을 주도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AI 이미지.

◆경주, SMR 1호기 유치 도전과 세계 SMR의 메카를 꿈꾸다

정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5~2036년 사이 총 0.7GW(기가와트) 규모의 SMR 도입 계획을 처음 반영했다. 한수원이 SMR 건설 후보지 공모에 나섰고, 경주시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경주는 국내 유일의 원자력 생태계 전주기를 갖춘 지역이다. 월성원전과 한수원 본사,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혁신형 SMR 연구 개발을 주도할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SMR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연구개발-실증-제조-운영-폐기물 관리로 이어지는 세계적인 수준의 SMR 밸류 체인(가치 사슬) 구축이 가능하다. 국가 SMR 수출산업화 전진기지도 가능해 '속도전'이 중요한 국제 SMR 시장에서 빠른 실증을 보장할 수 있다.

여기에 SMR 초도호기 건설 후보지는 월성원전 인근 지역을 신청했는데, 기존 송전망 등을 활용할 수 있어 초기 건설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월성원전 운영기간 축적된 지질· 해양·기상 데이터 등을 활용, 초도호기 인허가 기간도 단축하는 효과도 장점이다.

◆주민수용성은 이미 검증, 가장 빠른 실증·산업화 가능

경주는 SMR 후보지 유치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히는 주민 수용성 역시 이미 검증됐다고 할 수 있다. 40년 이상 가동 중인 월성원전, 2005년 중저준위방폐장 유치(찬성률 89.5%), 2020년 사용후핵연료저장시설(맥스터) 증설(찬성률 81.4%) 등으로 입증된 원자력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주민수용성을 확보했다.

경주시는 이미 2018년부터 SMR 연구개발을 선도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설립을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2023년에는 SMR 산업생태계 구축 기반을 위한 국가산업단지를 지정받았다. 지난해에는 포스코, ㈜한수원과 SMR을 활용한 탄소중립 협력 방안도 마련했고, 올해는 SMR 관련 미래 포럼, 국회 포럼, 주민설명회 등을 계속해 왔다.

국회에서 열린 SMR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SMR 경주 유치 포퍼먼스를 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국회에서 열린 SMR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SMR 경주 유치 포퍼먼스를 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일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과거 원전과 SMR은 다르다" , "아직 실증되지 않았다"는 등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경북도와 경주시는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월등하게 향상된 SMR의 안전성과 원자력기술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시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경주가 국내 첫 혁신형 SMR을 유치할 경우 인근 포항의 철강산단에 저렴한 무탄소 전력을 공급하고, 수소환원제철 체계 전환까지 연계해 대한민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국제 SMR 시장 경쟁의 핵심은 무엇일까. 현재 SMR 시장의 승부는 단순히 기술 개발이 아니라 누가 먼저 상용화하느냐, 누가 국제 표준을 선점하느냐, 누가 공급망과 수출 시장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SMR 경쟁은 단순한 기술 개발 경쟁과 발전이 아닌 미래 에너지 패권과 첨단 제조업, 국가 안보가 결합된 전략산업 경쟁으로 평가된다.

경북도와 경주시 관계자들은 "경주는 이미 원전 운영과 연구개발, 산업 생태계, 주민 수용성까지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지역"이라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SMR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장 빠른 실증과 산업화가 가능한 경주가 SMR초도호기 건설 후보지로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