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족' 대구 서점조합 법적분쟁까지 내홍

입력 2026-05-28 15: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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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조합장 "전 조합장이 임의로 사단법인 만들고 기금도 가져갔다"
전 조합장 "법적 절차 문제 없다. 기부금은 어려운 서점에 나눠줬다"

대구 수성구의 한 서점이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수성구의 한 서점이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역 서점업계가 사단법인 설립과 조합 기금 운용 문제를 둘러싸고 법적 분쟁까지 벌이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28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서점조합 A조합장은 전 조합장 B씨가 '사단법인 대구시서점조합'을 조합원 동의 없이 설립하고, 기존 조합 기금 1억여 원을 사단법인으로 임의 이전했다고 주장했다.

대구시서점조합은 2003년 지역 서점 운영자들이 결성한 비법인사단이다. B씨는 2021년 2월 조합장에 취임했고, 이듬해 4월 대구시로부터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고 대표로 취임했다.

A씨는 "B씨가 제대로 된 사단법인 설립총회를 개최하지 않은 채 회의록을 작성해 대구시에 제출했다"며 "재산 출연 과정에서도 기존 조합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 조합이 2021년 1월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했던 3천만원을 B씨가 취임 후 임의로 환불받았다"고도 했다.

조합은 2019년 지역서점인증제를 도입하면서 전체 매출의 3%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기로 하고, 매년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등에 기부 활동을 이어왔다.

기존 조합 측은 법원에 '사단법인 설립 원천무효 소송'과 '금전 반환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법원은 기존 조합이 비법인사단인 만큼 독자적인 법적 지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합 측은 법적 지위를 확보한 뒤 다시 항소하겠다며 현재 별도의 법적 지위 확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반면 B씨는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B씨는 "당시 코로나19 상황으로 많은 인원이 모이기 어려워 대구시 의견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사단법인 전환 찬반 의견서를 서면으로 받아 설립총회를 대신했고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회의록"이라고 해명했다.

적십자 기부금 환불 논란에 대해서도 "코로나19로 지역 서점들의 생계가 어려워지면서 기부금을 환불받아 조합원들의 운영 자금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당시 제출 서류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회원 명부와 설립총회 회의록 등 법인 설립에 필요한 서류가 모두 제출돼 허가를 내줬다"며 "행정기관은 제출된 자료를 기준으로 허가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실제 동의 여부까지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