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를 가다] 경북 영천시장 선거 초접전, 골목 민심은 안갯속

입력 2026-05-27 15: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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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삼·최기문 양강 구도속 이정훈 변수…"정책 보다 공방" 피로감 확산
바닥 민심 여전히 유동적…지역 정가 "투표율·읍면 조직력이 승부 가를 듯"

국민의힘 나경원(가운데) 국회의원이 영천공설시장 인근에서 김병삼(오른쪽) 영천시장 후보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국민의힘 나경원(가운데) 국회의원이 영천공설시장 인근에서 김병삼(오른쪽) 영천시장 후보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최기문 무소속 영천시장 후보가 영천공설시장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독자 제공
최기문 무소속 영천시장 후보가 영천공설시장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독자 제공
이정훈 더불어민주당 영천시장 후보 유세 차량이 시청오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이정훈 더불어민주당 영천시장 후보 유세 차량이 시청오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이번에는 진짜 모르겠심더!"

영천공설시장 장날인 지난 27일 오전. 좌판을 정리하던 한 시장 상인은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말했다. 6·3 지방선거 영천시장 선거를 두고 판세 결과를 쉽게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날 공설시장 주변 곳곳에선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무소속 후보들의 유세 차량과 인원이 대거 결집해 표심 잡기를 위한 지지를 호소했다.

시장 골목마다 후보 이름이 오르내렸고 시민들 반응은 뚜렷하게 엇갈렸다. 한쪽에선 "그래도 국민의힘 후보가 돼야 한다"는 말이 나왔고, 다른 쪽에선 "일 잘하는 사람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영천시장 선거는 김병삼 국민의힘 후보와 최기문 무소속 후보의 양강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이정훈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지만 실제 선거 흐름은 두 후보 간 접전 양상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다만 그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다소 차이는 있지만 김병삼 후보가 다소 앞서가는 흐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민심은 어디로

김병삼 후보는 국민의힘 조직력과 보수 재결집을 앞세워 막판 세몰이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공설시장 유세에도 나경원·구자근·이만희 국회의원과 무투표 당선된 이춘우·윤승오 경북도의원 당선자 등이 대거 출동하며 지원에 나섰다.

최기문 후보는 현역 프리미엄이 강점으로 꼽힌다. 읍·면 지역과 고령층 일부의 현역 시장 지지세가 유지되고 있는 데다 겉으로 드러나는 분위기와 실제 투표함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말도 여전하다.

이정훈 후보의 득표율 역시 변수다. 현재 10% 안팎 지지율이 나타나는 데 집권당 프리미엄과 함께 어느 후보의 표를 잠식하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캐스팅보트(결정권)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가에선 "현재 분위기만 놓고 보면 김병삼 후보가 약간 앞서는 흐름이란 분석이 많다"면서도 "지역 선거 특성상 막판 변수와 투표율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병삼 국민의힘 영천시장 후보. 김병삼 캠프 제공
김병삼 국민의힘 영천시장 후보. 김병삼 캠프 제공
최기문 무소속 영천시장 후보. 최기문 캠프 제공
최기문 무소속 영천시장 후보. 최기문 캠프 제공
이정훈 더불어민주당 영천시장 후보. 매일신문DB
이정훈 더불어민주당 영천시장 후보. 매일신문DB

◆사라진 정책 대결, 최대 변수는 투표율

최근 영천시장 선거는 탈당 선언과 지지 선언, 무소속 후보 연대 움직임 등 정치 이슈가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방식과 공무원 선거 중립 위반 여부 등을 둘러싼 논란도 잇따라 후보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정책 대결 대신 네거티브(비방전) 양상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김병삼 후보는 TK신공항 연계 교통망 구축, 미래자동차 산업 클러스터, K-방산산업 육성 등 대형 개발 공약을 앞세워 '8년간 멈춘 영천을 다시 뛰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기문 후보는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유치 및 일자리 창출, 영천경마공원 랜드마크 완성, 금호 역세권 복합 개발 등을 통해 '더 큰 영천을 완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정훈 후보는 한국마사회 본사 유치, 금호·고경산업단지 미래산업 클러스터, 영천 미래캠퍼스 조성 등으로 '영천의 성장판을 다시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후보 간 정책 경쟁보다 정치 공방이 부각되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영천공설시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누가 더 잘못했는지 싸우는 선거가 아니라 앞으로 영천을 어떻게 먹고살게 할지를 보여줘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최대 변수는 투표율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고령층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상 사전 투표율과 읍·면지역 조직 동원력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일까지 일주일 남짓 남았지만 영천의 골목 민심은 여전히 최종 선택을 망설이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분명한 것은 어느 누구도 쉽게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