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커피 한 잔도 좌지우지?… 스벅 논란에 "과잉 정쟁화" 지적도

입력 2026-05-26 16:07:52 수정 2026-05-26 1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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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회장 사과에도 숙지지 않는 스벅 사태
"역사 감수성 부족" 지적, 기업 사회적 책임 강화 요구
일각에선 "정부·정치권 대응 과도" 지적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스타벅스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과 관련,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여러분들의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정 회장은 "스타벅스 직원들, 성실한 직장인일뿐…따뜻하게 봐달라"라고 덧붙였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공식 사과를 계기로 기업의 역사·사회적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시에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이번 논란을 정쟁의 도구로 과도하게 활용하면서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태가 6·3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국면 속에서 한국 사회의 높은 역사 민감성과 정치 양극화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증폭된 결과라는 분석도 잇따른다.

우선 전문가들은 스타벅스 측의 표현과 역사 인식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정병기 영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독재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특히 특정 세대 이상에서는 그런 정서가 강하게 남아 있는데 이번 사안은 그 역린을 건드린 것"이라며 "단순히 사과한다고 끝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의 역사·사회적 감수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정 교수는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도 이미 사회적 책임을 국제 표준으로 제정했고 국내 기업과 공공단체들도 이를 수용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그런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고 있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젊은 세대는 단순 광고나 브랜드 이미지에 휩쓸리지 않고 기업이 가진 가치와 태도까지 따져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과도하게 정치화되는 양상에는 공통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김영수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안 자체가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현재 선거 국면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측면도 있었던 것 같다"며 "새로운 지지자 결집용 이슈로 소비되는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을 두고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 교수는 "정부가 사기업 문제에 그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가 있나 싶다"며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발언하는 것은 더더욱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용흔 대구가톨릭대 행정법무학과 교수 역시 "각 정부 부처가 나서서 공문이나 지침 등을 통해 (스타벅스) 출입을 금지시키는 방식까지 갈 필요는 없다"며 "이는 자칫 국민을 계몽하거나 동원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맞대응 역시 논란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안 교수는 "국민의힘 일부 관계자들이 굳이 스타벅스 인증사진까지 올리며 대응하는 것 역시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며 "결국 선거 국면 속에서 진영 결집용 쟁점으로 소비되는 양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불매운동 자체는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 영역이라고 봤다.

김 교수는 "누군가는 불매를 선택할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크게 문제 삼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소비자의 판단 영역"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도 "시민들의 역량을 믿고 맡겨줘야 한다"며 "시민사회는 앞으로 스타벅스가 실제로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감시·감독하는 역할을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