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로부터 폭행 당했던 어린 시절 '인간 샌드백'
40대에 만난 아내…가난으로 사랑마저 떠나갔다
무단횡단 교통사고로 구속 갈림길…'아들 공부에 지장만 없었으면…'
"혹시 내가 잘못되더라도… 우리 아들 공부만은 끊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수욱(56·가명) 씨의 바람은 단 하나다. 평생 맞고 버려지듯 살아온 자신의 삶과 달리, 하나뿐인 아들만큼은 평범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해 교통사고 이후 구속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자신의 앞날이 아니었다. '어린 아들을 또 보육원에 보내야 하나'라는 두려움이었다.
7평 남짓한 집 안에서 수욱 씨의 공간은 좁은 주방이다. 사춘기를 겪는 아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함께 지내던 방 안에서 나왔다. 밤이 깊어지면 그는 조용히 현관문을 연다. 새벽 2시가 넘도록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아들이 혹여 자신 때문에 흐트러질까 싶어 동네 골목을 몇 시간씩 배회한다. 편의점 불빛 아래 멍하니 서 있다가 동이 틀 무렵이 돼서야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날도 많다.
◆ 인간 샌드백으로 살았다
수욱 씨는 아버지에게 '인간 샌드백'이었다. 대구에서 태어난 그의 어린 시절 기억 대부분은 아버지의 폭행으로 얼룩졌다. 분노 조절이 안됐던 아버지는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휘둘렀다. 어머니를 짓밟는 모습도 매일같이 지켜봐야 했다.
하루는 만화방에서 책을 보던 와중 아버지로부터 멱살을 잡혀 신발도 신지 못한 채 끌려오기도 했다. 발에 피를 흘리며 끌려가는 수욱 씨를 본 주민들은 말로 하라며 만류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내 새끼 내가 마음대로 한다는데 뭔 상관이냐'고 쏘아붙였다. 그날은 1시간 넘게 방 한구석에서 맞기만 했다.
폭력적인 가정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수욱 씨는 일찍부터 돈을 벌기 시작했다. 웨이터 일과 생산직, 텔레마케팅 영업 등을 전전했고 한때는 이벤트 관련 사업체를 차리기도 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지갑이 조금씩 두꺼워지기 시작했다.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살 수 있을까' 부푼 기대를 가졌던 찰나에 IMF 외환위기가 터졌다. 막대한 빚을 떠안게 되면서 사업은 고꾸라졌다.
빠른 회복을 위해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되는 택시 운전대를 잡았으나 이번엔 몸이 버텨주지 않았다. 젋은 나이에 척추협착증이 찾아왔다.
"운도 지지리도 없죠.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일 것 같으면 바짝 조이는 무언가가 생기기 마련이었어요."
◆보름 만에 아들을 버린 아내
수욱 씨는 40대 초반에 띠동갑 아내를 만났다. 대전 출신이었던 아내를 만난 지 10개월 만에 대구로 데려왔지만 처가의 반대는 극심했다. 돈도 없고 나이도 많은 남자에게 딸을 보낼 수 없다는 이유였다. 아내의 강한 의지에 둘은 혼인신고를 하고 부부의 연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듬해 아내가 임신을 했고 주머니 사정 속에 허름한 모텔을 전전했다. 출산 한 달 전 겨우 보증금 30만원에 월셋방을 얻었지만 곰팡이가 가득한 5평 남짓한 공간이었다.
가난이 앞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이 뒷문으로 나간다고 했던가. 아들이 세 살이 됐을 무렵 아내는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처가에서 계속 아내를 데려가려 했다는 사실도 그제야 알았다.
연락이 두절됐던 아내는 보름 만에 연락이 왔다. '애가 껌딱지처럼 붙어 있으니 일을 못 하겠다. 빨리 데려가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였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삶은 더욱 비참했다. 이혼이 안 됐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 신청조차 거절당했다. 퀵서비스를 위한 오토바이가 고장나자 10㎞가 되는 거리를 걸어간 적도 있었다.
아들이 초등학생이 되면서 수욱 씨는 다시 택시 운전을 이어갔다. 야간 운전을 하려면 아이를 맡길 곳이 필요해 보육원 문을 두드렸다. '2년 바짝 벌어서 다시 데려오자'는 생각이었다.
한 달에 한번씩 보기로 했던 아들은 첫 달부터 이름도 모를 형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그럼에도 아이를 바로 데려올 수는 없었다. 생계를 포기하면 둘 다 무너질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울부짖는 아들을 뒤로하고 밤낮 가릴 것 없이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 '구속 되더라도 아들만…'
꿈꾸던 가정을 이루지 못했던 탓일까. 호흡 곤란을 겪었던 그는 공황장애부터 우울증, 조울증을 앓게 됐다. 그렇게 약을 먹기 시작한 지 10년이 다 되어 간다. 하루에 먹는 약만 16알이다.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했다 싶었지만 그 밑도 있었다. 지난해 10월에는 택시 운전을 하던 도중 무단횡단하던 노인과 교통사고가 나면서 구속의 갈림길에 섰다. 유족 측은 합의금 1억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마련할 방법이 없다.
이제 앞으로 몇 년간 아들을 못 볼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자신을 샌드백 취급했던 친아버지에게 두 손이 닳도록 빌었다. 하지만 '그러게 아이를 왜 데리고 왔냐'는 차가운 답뿐이었다.
한창 공부에 흥미를 붙인 아들에게 작은 희망 하나라도 이어졌으면 하는 게 그의 유일한 바람이다. 혹여 자신이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게 되더라도, 아들만큼은 무너지지 않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밀린 학원비와 월세, 공과금이 켜켜이 쌓여있단 생각에 수욱 씨는 고개를 떨군 채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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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기 절실한 전신마비 김명석 씨에 2,218만원 전달
지적장애에 최근 뇌병변 장애까지 겹치면서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전신마비를 겪고 있는 김명석 씨(매일신문 5월 12일 12면)에게 2천218만9천740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삼이시스템 20만원 ▷서준교 5만원 ▷윤상수 5만원 ▷강종수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여환주 2만원 ▷이경희 2만원 ▷최은서 2만원 ▷최정원 2만원 ▷한정화 1만원 ▷이장윤 6천원 ▷도재영 5천원 ▷'중국일정모두안전' 4천원 ▷'잔액돕기' 600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홀로 다섯 아이 키우는 하진희 씨에 2,498만원 성금
월세와 생필품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지만 아이들이 자신처럼 살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홀로 다섯 아이를 키우는 하진희 씨(매일신문 5월 19일 12면)에게 42개 단체, 165명의 독자가 2천498만3천73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세븐스타컴퍼니(김동진)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송곡문화장학재단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린(김규남) 45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하람산업(김병윤) 2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보경사(조영석)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제일키네마섬유(이필남) 1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김용근(국제정밀)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국민국선도두류수련원 3만원 ▷동신통신㈜(김기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정수엔텍(정용석) 2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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