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의 과거 내연녀 공천 의혹이 또 수면 위로 올라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의혹을 제기하자 박 후보 캠프는 장 대표를 고발했고 박 후보의 전처까지 언론에 등장했다.
23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4년 지방선거, 박수현은 공주시의원 비례대표로 김영미를 공천. 알고 보니 김영미는 박수현과 내연관계"라며 "그런데 애인이 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검찰 불기소 설명서에는 박수현이 최소 2인 이상과 내연관계에 있었다는 다수의 진술을 기록"이란 글을 남겼다.
장 대표 "김영미 외에도 박수현 혼자 사는 집 비밀번호 아는 또 다른 여성 임 모씨가 있었다고. 두 여성이 박수현 집에서 맞닥뜨려 싸우기도 했음"이라며 "임 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박수현이 술을 마시자 김영미가 찾아가 '남의 남자 꾀지마라. 내가 박수현 와이프다'라면서 끌고 나오기도"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이외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관련 사건 등도 함께 글에 포함했다.
이에 박 후보 캠프는 24일 장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에 고발했다. 캠프 측은 "이번 사안의 대부분은 이미 8년 전 충남지사 경선 과정에서 제기됐던 내용으로 당시 반복적인 검증을 거쳐 허위사실이라는 점이 밝혀졌다"며 "정책과 비전이 중심이 돼야 할 선거를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했다.
양당의 진흙탕 싸움은 박 후보 전처를 소환하기에 이르렀다. 박 후보 전처 A 씨는 24일 지역 언론사에 직접 연락해 "우선 선거 때마다 제 과거가 제 의사와 상관없이 소환되고 정치적으로 이용 당하는 것에 대해 평범한 시민으로서 깊은 유감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박수현에게 여자 문제는 없었다"는데 검찰 수사 기록엔...
여기까진 평범한 진흙탕 싸움이었지만 A 씨가 언론에 추가로 밝힌 내용 때문에 또 다시 진실공방이 오가는 상태가 됐다. A 씨가 인터뷰에서 "결혼 생활 당시 박수현 씨에게 여자 문제는 없었다. '불륜녀가 3~4명 있었다'고 제가 말했다는 기사가 있었던 것을 나중에 알게 됐는데 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해서다.
진실은 뭘까. 박 후보 내연녀 공천 의혹 사건이 가장 상세히 적힌 공문서는 대전지검 공주지청에서 2019년 1월 발행한 불기소이유통지서다. 이 사건은 민주당 공주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오모 씨가 2018년 3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4년 지방선거에서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원장의 권력을 앞세워 내연녀를 공주시 기초의원 비례대표에 발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공천한 부적절함을 지적한다"는 글을 게시하며 시작됐다. 박 후보와 내연녀로 지목된 김영미 공주시의원이 박 후보의 전처인 A 씨와 오 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 공범으로 고소해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이었다.
일단 불기소이유통지서에 따르면 A 씨는 언론에 박 후보의 내연녀 존재를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원색적인 표현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여성이 더 있었다" "내연녀가 1명이다 이런 것보다는 내연녀가 있었다 이 정도로만 했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이 대화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A 씨와 기자의 인터뷰 녹음 속 대화였다.
매일신문은 A 씨에게 이번 인터뷰와 검찰 조사 내용과 왜 다른지 물었다. A 씨는 "내가 꼭 알려드려야 할 의무는 없는 것 같다. 수사결과서까지 나에게 들이미는 건가. 당신은 어느 쪽 후보를 지지하는가. 기사 내용이 맞다 틀리다를 내게 요구하는 건 합당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 박수현 후보와 내연녀 지목된 시의원, 또 다른 여성까지 불렀는데...
검찰은 당시 오 씨의 주장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사람을 불렀다. 박 후보와 김 전 시의원, 또 다른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 씨, 임모 씨 식당 직원까지 소환해 모두가 인정한 사실을 추출했다.
오 씨는 총 5가지 의혹을 제기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김 전 시의원이 박 후보의 주거지에 여러 차례 출입했다 "박 후보의 또 다른 내연녀로 알려진 임 씨가 2009년경 박 후보의 주거지에 방문했다가 그곳에서 김 전 시의원을 만나 서로 다퉜다" "김 전 시의원은 2012년경 임 씨가 운영하는 식당에 찾아가 '내가 박수현의 와이프다'라고 말하면서 그곳에서 있던 박 후보를 데려갔다" "김 전 시의원이 2012년경 내게 '박수현과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위자료 1억원을 준비할 테니 박수현 아내를 설득해 이혼하게 해 달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2014년경 오 씨에게 '김영미와 헤어질 수 없는 상황이다. 비례대표를 시켜주면 4년 동안은 결혼하자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박 후보를 불러 오 씨의 주장이 사실인지 물었다. 박 후보는 조사에서 "내 주거지에서 김 전 시의원과 함께 있을 때 임 씨가 방문한 적이 있다. 김 전 시의원과 사귄다는 소문 관련 임 씨와 대화하기 위해 임 씨의 식당을 찾아갔을 때 김 전 시의원이 이를 알고 찾아온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었다. 김 전 시의원 역시 검찰에 출석해 박 후보의 주거지에 몇 회 출입한 사실이 있다는 점과 임 씨의 식당에 찾아간 사실 등을 인정했다.
검찰에 출석한 임 씨는 "2009년쯤 박 후보의 주거지를 찾아가 평소 알고 있던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려고 했으나 박 후보가 나와 주거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겨 안에 들어가 보니 김 전 시의원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임 씨뿐만 아니라 임 씨가 운영한 식당에서 근무한 목격자 김모 씨도 불렀다. 김 씨는 "박 후보가 2012년쯤 임 씨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있을 때 김 전 시의원이 찾아와 임 씨에게 '왜 남의 남자를 꼬셔 내느냐. 내가 박수현의 와이프'라고 말하면서 박 후보를데리고 갔다"고 답했다.
많은 정황이 나왔지만 검찰은 박 후보와 김 전 시의원 관계를 내연관계로 단정 짓지 않았다. 검찰은 "오 씨 등의 주장 근거는 내연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정황에 불과하다. 게다가 당사자(박 후보와 김 전 시의원)가 강력히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내연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정황만으로 내연관계의 실체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오 씨 주장을 사실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허위사실공표죄는 공표된 사실이 허위라는 점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허위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사후에 그 의혹이 진실이 아니더라도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오 씨와 A 씨를 혐의 없음 처분했다.
매일신문은 박 후보와 박 후보 캠프에 이와 관련한 질의에 여러 차례 던졌지만 아무런 답을 받을 수 없었다. 박 후보는 이런 네거티브 공세를 예상한 듯 21일 대전MBC 토론회에서 "지금 극우 유튜버, 온라인에서는 저에 대한 입에 담지 못할 허위 사실들이 유포되고 있습니다. 정말 피눈물이 납니다. 벌써 몇 년째 이런 일을 당해야 합니까"라며 "저는 괜찮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제 아내와 발달 장애인 딸, 이 가족을 흔들지 마십시오. 아무리 선거가 중요해도, 정치가 중요해도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속지 마십시오. 박수현의 정책으로만, 비전으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박 후보는 2019년 9월 김 전 시의원과 결혼 사실을 공개했다. 2007년 12월 전처 A 씨가 생활고를 이유로 집을 나간 뒤 10년 넘게 별거하다 2017년 이혼하고 2년이 지난 뒤의 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