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이 뭡네까?"…北내고향 감독, 결승전 앞둔 기자회견서 '발끈'

입력 2026-05-22 20: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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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한국 호칭 변경에 따른 오해로 보여
'거친 축구' 언급에도 불만 토로

22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기자회견에서 내고향여자축구단 리유일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기자회견에서 내고향여자축구단 리유일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대회 결승전을 앞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감독 리유일이 기자회견 중 취재진의 '한일전' '거친 경기' 등의 표현을 두고 민감한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리 감독은 22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 사전 기자회견 중 "한일전이 뭐야?"라고 되물었다.

이는 한 취재진이 "한일전 못지않게 (내고향과 도쿄 베르디의) 결승전도 치열한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말한 뒤 나온 발언이었다.

리 감독은 "'한일전 못지않게'라는 게 무슨 말인가"라고 재차 물은 뒤, 통역관에게 "한일전이 뭡네까?"라고 질문했다.

이는 몇년 전 북한이 한국을 부르는 용어를 변경한 것에서 빚어진 혼란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재규정한 이후 '남조선'이라는 기존 용어 대신 '한국' 혹은 '대한민국'으로 칭해왔다.

이에 리 감독은 한일전을 '한국 대 일본'이라는 통상적인 의미 대신, 내고향 대 도쿄 베르디의 결승전을 가리킨다고 오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취재진이 곧바로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처럼 내고향과 도쿄 베르디의 경기도 거칠 것 같다는 의미"라고 설명하자, 리 감독은 '거친 축구'라는 표현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준결승을 앞두고도 상대팀이 거칠다고 표현했는데 도대체 그 의미를 모르겠다"면서 "축구는 항상 경기 규정과 심판이 있다. 그 안에서 반칙이 되고, 경고를 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거친 경기라는 표현이 적절히 강한 경기인지, 강도가 센 경기인지 모르겠다"며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표현 자체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리 감독은 "우리 팀은 준결승전과 같이 결승에서도 경기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리 감독이 북한의 격정적인 표현과 억양을 섞으며 취재진 질문에 반박하자, 기자회견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기자회견을 마저 진행한 리 감독은 최근 북한 여자축구의 성장 배경에 대해 "평양국제축구학교를 비롯해 선수 육성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우승도 중요하지만 더 강한 팀으로 발전하는 것 역시 중요한 목표"라고 답했다.

한편 내고향은 지난 20일 AWCL 준결승에서 수원FC위민을 2-1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은 오는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