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1일 시작됐지만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나 추미애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여전히 제1야당 후보와 양자(兩者) 토론을 피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앙선관위가 주관하는 단 1회 법정 토론회에만 참석하겠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적합한 후보를 선택하자면 후보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각 후보자 측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정보(선거 공보물·SNS 문자·공약집 등)는 공개 검증(檢證)을 받지 않은 것들이다. 유권자가 이를 하나하나 검증하기는 어렵다.
언론들이 후보자 검증 역할을 하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다. 자칫 중립성 시비에 휘말릴까 봐 따지듯이 치밀하게 검증하지 못하고, 겉핥기로 흐르거나 후보자들의 주장이나 타 후보에 대한 공격을 중계(中繼)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후보자들이 한자리에 앉아 서로 상대방의 공약이나 약점에 대해 질문하고, 대답하고, 따지고 반박하는 과정을 통한 검증이 가장 효과적인 것이다. 민주당 후보들의 토론 회피는 자신의 역량과 자질이 드러날까 두려워 검증을 피하는 것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선거에서, 더구나 서울이나 경기도처럼 거대 도시 단체장 선거에서 후보자의 과거 행적, 도덕성, 자질을 검증하는 것을 네거티브로 치부(置簿)할 수 없다. 토론을 회피하는 후보들은 '네거티브하지 않겠다' '후보끼리 싸울 시간에 민심 속으로 파고들겠다'고 포장(包裝)하지만 실상은 '검증받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서울과 경기도의 예산, 행정, 교통, 복지, 산업 등 막강한 권한을 맡길 사람의 자질과 자격, 과거를 확인하는 것은 내 지역, 내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검증 과정이다. 정책은 사람이 집행(執行)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더라도 그 정책을 집행할 단체장의 역량이 떨어지거나 윤리관이 바르지 않다면 정책이 제대로 될 리 없다. 권한을 사적 이익을 위해 쓰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도 없다. 후보자를 검증하는 것이 곧 정책 건전성을 검증하는 것이다.
충분한 토론과 검증 없이 치러지는 선거는 '적합한 후보를 찾는 과정'이 아니라 '누구든 한 사람을 뽑기만 하면 되는' 절차에 불과하다. 대법원 판결 결과까지 국정조사니 특검이니 하며 재검증하겠다는 민주당이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후보 검증에 미온적인 것을 보면서 도시를 발전시키고, 시민 삶을 개선하는 데는 관심이 없고,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
대구시장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박빙(薄氷)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은 구호나 진영 논리에 치우치지 말고 후보자의 자질과 과거 행적(行跡), 공약 실현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공개 토론 회피 못지않게 구호는 요란하지만 구체적이지 못한 공약 역시 유권자의 알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다.
매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