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상 한 가구 단위 보험료 합산액 심사
무직 청년, 가구 분리돼 있어도 건강보험 피부양자면 부모 소득 따라가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기준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지원금은 개인 소득이 아니라 '가구 단위'로 심사되는 탓에 혼란이 가중된다. 주민등록상 한 가구 단위 건강보험료 합산액으로 심사하는만큼 구성원 중 실제 소득이 없어 지원이 필요한 사람이라도 대상자가 아닐 수있어 지원금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이번 2차 지급 대상자는 올해 3월 기준 건강보험료 하위 70%가 대상이다. 이밖에도 재산이 12억원을 초과하거나 금융소득(증권·보험 등)이 2천만원 이상일 경우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세부 기준이 다양하다.
일선 행정복지센터에는 대상자가 되는지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방문 전 유선으로 대상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하루에 1~2건 이상은 헛걸음하는 사례가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건강보험 '피부양' 무직 청년 못받나?
대표적인 불만 사례는 부모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돼있는 '캥거루족'에서 나온다. 주민등록상 주거지가 부모와 분리돼 있는지 여부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졸업 후 장기간 구직난에 힘겨워 하는 청년들은 부모님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으면 부모님의 보험료에 따라 지급 여부가 갈린다. 해당 청년이 소득이 없고 생활이 어렵더라도 부모님이 고소득인 경우 지급 대상에 해당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대구 수성구 범어2동행정복지센터에는 해당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대학 때문에 타지에서 힘들게 자취 중인 경우도 부모님 건강보험료에 따라 지급 여부가 갈린다"며 "청년 본인이 구태여 건강보험을 부모님으로부터 분리해서 스스로 보험료를 납부하겠다고 하면, 대상자로 선정될 수도 있겠지만 그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최소 월 2만원도 구직청년에겐 부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특성상 부동산이 비싸서 무직 청년이더라도 지급 대상이 안 돼 낙심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꽤 많다"고 귀띔했다.
반면, 고령 노부모의 경우에는 자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라도 주민등록상 주거지가 분리돼 있으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재산 12억 초과', '금융소득 2천만원 초과'에만 해당되지 않으면 가능하다. 가령 10억 짜리 아파트를 보유하는 등 넉넉한 형편의 무직 고령자라면, 자식과 따로 살면 지급 대상이 된다.
◆현장 혼선…이의 신청 쇄도
헷갈리는 지급 기준 때문에 현장에서는 혼선이 빚어진다. 이날 오전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70대 A씨는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데, 주변에 물어봐도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해, 답답해서 직접 찾아왔다"며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데, 국민 5천 만명 중에 3천600만명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식당 직원으로 일하는 30대 B씨는 "개인 기준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 묶이다 보니 받지 못하게 됐다"며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결국 기름값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임에도 정작 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이 받지 못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C(33) 씨도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높아져 손님이 없는 상황에서 간신히 버티는 중인데 어떻게 내가 상위 30%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원금 접수를 받고 있는 동행정복지센터에는 이의 신청도 일부 들어오고 있다. 한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지원금을 받으러 왔다가 지급 대상자가 아닌 분들에게 근거를 설명드리면 수긍하시기도 하지만 일부는 '왜 대상이 안 되느냐'며 현장에서 이의신청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