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골목상권 타격은 유의미하지 않아
KDI, 온라인 소비 일부 오프라인 이동 분석
대구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바꾼 뒤 대형마트 매출이 4.7% 늘었고, 전통시장 등 다른 오프라인 업태의 매출 감소도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DI FOCUS-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시사하는 유통정책의 전환 방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KDI가 2015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의 신한카드 월별 결제 자료와 전국 자치단체 의무휴업일 변경 고시문을 결합해 분석한 결과 평일 전환 이후 대구의 대형마트 매출은 그 이전보다 4.66% 증가했다. 서울(서초·동대문구) 2.77%, 부산 사하·강서·동·수영구 6.22%, 동래구 7.90% 각각 늘었다. 대형마트 내 입점 소매점 등 입점형 기타유통도 대구에서 17.88% 증가하는 등 인접 상권으로의 소비 확산도 확인됐다.
보고서를 집필한 이진국 KDI 선임연구위원은 "맞벌이 가구나 자녀가 있는 가구는 평일에는 돌봄과 저녁식사 준비 등으로 가족 단위 마트 방문이 어렵고 주말에 구매를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존의 주말 영업 제한이 이런 가구의 구매 시점을 제약했는데 평일 전환 이후 소비자가 선호하는 시점에 장보기가 가능해지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전통시장·골목상권 타격은 유의미하지 않았다. 농축수산·전통유통과 생활·식품·잡화 업태에서 대부분 지역에 걸쳐 매출 감소를 뒷받침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대구 생활·식품·잡화 업태는 15.39% 증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전통시장은 신선식품 중심의 소량·빈번 구매, 상인과의 대면 거래 등 독자적 특성을 가져 대형마트와 소비자층이 일정 부분 분화돼 있다"며 "대형마트 매출이 늘어도 전통시장 매출 감소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평일 전환이 온라인 소비를 오프라인으로 일부 끌어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구를 대상으로 신한카드 온라인 결제 자료를 별도 분석한 결과 평일 전환 이후 쿠팡·마켓컬리 등을 포함한 온라인 결제금액이 전체적으로 2.89%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20대 3.72%, 30대 2.57%, 40대 3.48%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줄었다. 이 효과는 정책 시행 약 6개월 후부터 본격화됐다.
KDI는 자치단체가 변화된 유통환경을 반영해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주말 장보기 비중과 온라인 소비 집중도를 지자체별 판단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의무휴업일 제도 개편 논의 시 소비자영향평가 제도 도입도 함께 검토할 것을 제언했다.
한편,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는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보호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목표로 2012년 도입됐다.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SSM)에 대해 월 2회 주말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대구는 전국 최초로 2023년 2월 10일 전 구·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월요일로 일괄 전환했다. 이후 청주, 서울, 부산 등지로 확산돼 2025년 2월 기준 30개 기초단체, 대형마트 67개·SSM 245개가 평일 휴업 체계로 전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