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대구 동구을 이강철 44.9% 기록…집권 여당 후보로 보수 표심 흔들어
김부겸, 2012·2014 선거 모두 40% 이상 득표…2018년 민주당 광역의원 등 대거 당선
'보수의 심장' 대구는 그동안 공고한 보수 우위 정치 지형 속에서도 밑바닥 민심에서는 맹목적 지지를 견제하는 신호를 절묘하게 보내왔다. '보수정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균열도 여러 번 드러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보수정당의 공천 파동과 맞물릴 경우 진보정당발(發)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대구에서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일으킨 돌풍이 대표적이다. 김 후보는 2012년 총선(40.4%), 2014년 지방선거(40.3%)에서 고배를 들었지만 모두 40%를 넘겼다. 2016년 총선에서는 61.46%을 기록하며 31년 만에 대구에서 첫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당시 수성구갑 투표율은 68.2%로 대구 전체 평균(58%)보다 10%포인트(p) 이상 높았다. 이를 두고 유권자들이 작심하고 투표장으로 향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구 민심은 2016년 총선에서도 대구 12개 선거구 중 4석을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에게 허락했다. 전체 의석을 싹쓸이해 왔던 보수정당 일당 독주를 멈춰 세운 것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2010년 지방선거에선 대구 8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한나라당은 6곳에서 이겼고, 서구와 달성군 2곳은 무소속이 승리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 들어선 민주당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졌다. 민주당은 대구에서 광역의원 5명, 기초의원 50명 당선인을 배출, 역대 최다 당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지방선거를 두고는 이른바 '샤이 민주당'뿐만 아니라 고정 지지층을 확보할 만큼 정치 지형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005년 대구 동구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였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불모지에서 유의미한 기록을 쓰기도 했다. 이 전 수석은 44.9%(3만789표)를 얻으며, 경쟁자였던 유승민 당시 한나라당 후보(52.0%·3만6천316표)를 추격했지만 고배를 들었다. 다만 선거 기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초박빙 승부가 이어졌고, 노무현 정부의 집권 여당 후보였던 이 전 수석이 공공기관 동구 유치와 지역발전론을 내세워 보수 표심을 흔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거기간 13일 중 4일이나 동구을 지역을 누볐고, 이회창 전 총재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대구 민심은 막판에 결집, 결과적으로는 끝내 '보수'를 외면하지 않았다. 실제 박근혜 대표의 대구 방문 직후면 여론조사 결과가 크게 달라지곤 했다.
이승근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부터 여러 상황에 따라 나타났던 현상이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국적인 지지 흐름이 대구에도 반영되고 있는 듯하다"며 "대구 시민들이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그것이 결과로 끝까지 나타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