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외교 신뢰 쌓은 한일…에너지·안보 협력 강화

입력 2026-05-20 17:01:20 수정 2026-05-20 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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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위 강화·에너지 공급 불안·미국 변화…한일 밀착 요인↑
양국 셔틀외교 관계 복원 넘어 실질 협력 단계 진입
대중국 견제·과거사 시각차…양국 긴장 요인 잠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선유줄불놀이 관람을 위해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선유줄불놀이 관람을 위해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한일정상회담이 종료된 가운데 외신들은 양국이 셔틀외교를 통해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에너지·공급망·안보 등 당면 현안에서 협력의 폭을 넓혔다고 평가했다. 양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한일 정상을 가깝게 만들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이 국제 정세 불안 속에서 협력 필요성을 공유했다고 짚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이란전쟁 ▷중국의 공세적 움직임 ▷미국의 동맹 관리 방식 변화가 맞물리면서 역사적으로 갈등을 겪어온 한국과 일본이 전략적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은 한일 셔틀외교가 상징적 복원 단계를 넘어 실질적 협력 단계로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양국 정상이 약속한 에너지 협력은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공급망 복원력과 안보 협력을 함께 묶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외신들은 에너지 안보와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를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성과로 꼽았다. 앞서 정상회담 결과 설명을 통해 양국은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공급, 비축, 석유제품·LNG 스와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 등 역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닛케이와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돈로주의'가 한일 협력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기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 동맹 경시 등을 특징으로 하는 미국 정부 기조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란전쟁과 호르무즈해협 위기로 미국의 전략적 관심이 중동으로 쏠리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은 강화되는 반면 동맹국에 대한 안보 공약의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관여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와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한일 밀착을 재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정치적 계산도 양국 협력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마이니치는 미일 동맹이 다소 소원해진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가 한국과 협력해 지역 안정을 도모하려 하고,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교력을 부각하려 한다고 풀이했다.

다만 양국 간 대중국 견제 수위와 과거사 문제에서는 여전히 온도차가 남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은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고, 일본 역시 국내 보수층을 의식해 역사 문제에서 유연성을 보이기 어렵다.

AP통신도 한일 관계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현안은 향후 다시 긴장 요인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