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잇단 '성과급 임금성 제한' 판단…"경영권 영역" vs "단체교섭 가능"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제도화'가 노동법상 정당한 쟁의 대상인지 여부를 두고 법조계의 논쟁이 뜨겁다. 최근 대법원이 대기업 성과급의 임금성을 제한적으로 판단한 이후 처음으로 관련 문제가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향후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갈등의 핵심은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제도화'다. 노조는 영업이익 가운데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기업의 초과 이익 분배와 경영 판단의 영역을 쟁의 대상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 법원이 성과급의 '임금성'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판단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노조 주장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을 키우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1·2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퇴직자들이 각각 제기한 소송에서 "성과급은 근로의 직접 대가인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을 확정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성과급은 단순 임금이 아닌 경영 판단의 영역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총회 의장인 이석화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 취지만 보더라도 성과급은 일반 임금 협상 대상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삼성전자 영업이익에는 반도체 업황 등 외부 요인 영향도 큰데 이를 모두 근로 대가로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상 쟁의행위의 대상이 되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파업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성과급 문제는 단순 임금 문제가 아니라 경영상 의사결정 성격이 강하다"며 "노조가 성과급의 제도화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겠다는 의미와 다름없다. 한 번 교섭 대상으로 인정되면 향후 성과급 비율 인상 요구를 계속 막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법원 판결을 곧바로 "성과급은 파업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결론으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나온다.
당시 판결의 핵심은 성과급이 퇴직금 산정 기준인 평균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였을 뿐, 단체교섭 대상이나 쟁의행위 정당성을 직접 판단한 사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수환 노무법인 퍼스널 대표노무사는 "이번 사안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기준을 어느 수준까지 제도화할 것인지가 핵심"이라며 "노조가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한 보상체계를 요구하는 것은 단체교섭 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법원이 성과급을 근로 제공의 직접 대가로 보지 않는 만큼 고정급처럼 단순 권리화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