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계가 두려운 학생들…대구 초·중·고교생 비만 전국 평균 웃돌아

입력 2026-05-19 14: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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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초등생 비만율이 20.1% 전국 평균보다 1.8%p 높아
일부 학생 학교 건강검진 과정서 '비만 낙인' 심리적 부담

비만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비만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대구 지역 학생 비만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비만을 둘러싼 학생들의 심리적 스트레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생 비만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예방과 치료에 힘쓰는 한편, 비만 학생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만율은 키와 몸무게를 활용해 계산하는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구분한다. BMI 18.5 미만은 저체중, 18.5~22.9는 정상, 23~24.9는 비만 전 단계(과체중), 25~29.9는 1단계 비만, 30~34.9는 2단계 비만, 35 이상은 3단계 비만(고도비만)으로 분류된다.

◆대구 학생 비만율 전국 평균 웃돌아

교육부가 발표한 '초·중·고 학생 건강검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초·중·고교생 비만율은 18.6%로 전국 평균보다 0.1%포인트(p) 높았다. 특히 대구 초등학생 비만율은 20.1%로 전국 평균인 18.3%보다 1.8%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초등학생 비만율은 최근 5년 연속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연도별 격차를 보면 ▷2021년 0.9%p ▷2022년 1.2%p ▷2023년 0.8%p ▷2024년 2.6%p ▷2025년 1.8%p로 최근 2년 사이 차이가 더 벌어졌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대구 학생 비만율은 높은 편이다. 서울 초·중·고교생 비만율은 15.9%, 부산은 17%로 대구보다 각각 2.7%p, 1.6%p 낮았다. 초등학생만 놓고 보면 서울과 부산 모두 15.5%로 대구보다 4.6%p 낮았다.

김용한 맘인클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생활 습관과 식습관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과거보다 아동·청소년 비만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학업으로 대부분 시간을 앉아서 보내다 보니 신체활동이 부족해지고, 인스턴트·배달 음식 위주의 식습관이 보편화되면서 살이 찔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고 진단했다.

비만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비만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뚱뚱한 아이' 낙인에 심리적 부담도

일부 학생들은 주변 친구들에게 '뚱뚱한 아이'로 인식될까 봐 심리적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이른바 '비만 낙인'은 비만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그에 따른 차별을 의미한다.

학교 건강검진 과정에서 비만군 학생에게 추가 검사가 실시되면서 검진 전 식사량을 줄이거나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학교보건법 제7조에 따라 모든 학교는 초등학교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학생 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한다. 검진 항목은 신체계측, 혈압, 문진, 시력·청력검사, 소변검사, 구강검진 등이며 대부분 학교 강당 등에서 출장 검진 형태로 진행된다.

이 가운데 비만이 의심되는 학생은 추가 혈액검사를 통해 혈당, 콜레스테롤, 간수치 등을 확인한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45) 씨는 "딸이 이달 말 건강검진을 앞두고 며칠째 밥을 제대로 먹지 않고 있다"며 "여학생들 가운데 자신만 채혈검사를 받을까 봐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 딸을 둔 또 다른 학부모도 "다음 주 학교 건강검진이 있는데 비만인 딸이 창피하다며 생리결석을 쓰겠다고 한다"며 "아이 자존감을 위해 하루 쉬게 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낙인 효과나 심리적 부담을 우려해 학생이나 학부모가 거부 의사를 밝히면 혈액검사 없이 검진을 마무리하고 있다"며 "지난 1월 '학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가정에서 개별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검진받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체중보다 건강 중심 접근 필요"

전문가들은 학생 비만이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 건강과도 직결되는 만큼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용한 맘인클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어린 시절 살은 키로 간다'는 말처럼 비만이 성장에 유리하다는 생각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소아비만은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당뇨와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조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아 대구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체중 자체보다 생활습관과 성장기 대사 건강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자기 몸 긍정주의 역시 '어떤 몸이든 방치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몸을 비난하지 않으면서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가자는 관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의학적 접근과 함께 비만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현재 대구아동청소년심리발달센터 부원장은 "사회적 미의 기준이 '어림'과 '날씬함'에 맞춰지고 비만은 부정적으로 인식되다 보니 학생들이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되 미디어 등을 통한 비만과 비만 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