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팔천피 시대"…빅5 증권사, 1분기에 반년치 벌었다

입력 2026-05-15 09: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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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증권사 1분기 합산 순익 3조원…전년比 117% ↑
미래에셋증권, 분기 최초 1조원 순익 달성
2분기도 호실적 전망이지만 성장세 둔화될 듯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코스피가 8000대에 육박하는 등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내 대형 증권사들도 축배를 들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연간 실적의 절반 수준을 한 분기 만에 벌어들이며 올해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는 올해 1분기 2조96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3677억원) 대비 116.9% 증가한 수치다.

지난 한 해 빅5 증권사의 연간 순이익이 6조4133억원임을 감안하면 1분기 만에 반년치 실적을 달성한 셈이다.

증권사들의 사상 최대 실적의 배경은 1분기 증시 호황에 따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급증 영향이다.

1분기 증시 거래대금은 66조6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80% 넘게 늘었고, 지난 10년간 평균 거래대금(18조원)을 3배 이상 넘어섰다. 연초 코스피 상승 랠리에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자 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거래 수수료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전반적으로 리테일 수익이 두각을 드러낸 가운데 각사 상황은 조금씩 달랐다.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지난해 1분기 258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던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순익 1조19억원을 거뒀다. 증권사 최초로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실적 선두인 한국투자증권과의 격차를 벌렸다. 브로커리지 부문 성장도 두드러졌지만 스페이스X 등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자산 평가이익이 크게 반영된 영향이 컸다. 이번 분기에만 무려 8040억원의 평가 손익이 영업이익이 대거 반영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4482억원) 대비 75.1% 늘어난 7847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지난해 증권업계 최초로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부문별로는 브로커리지 수익이 전분기 대비 33.3% 늘었고 자산관리(WM) 9.0%, 기업금융(IB) 18.6%, 트레이딩 39.1% 등 고른 성장을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NH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성장에 더해 운용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전년(2255억원) 대비 128.5% 늘어난 4747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7% 늘었고, 운용 및 기타 손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하며 서프라이즈에 기여했다. 올해 1분기 ECM 주관 시장점유율은 30.9%로 업계 1위를 유지했고 IPO 주관 점유율 역시 37.4%로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IB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삼성증권은 브로커리지와 WM 강점이 실적에 반영됐다. 삼성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4509억원으로 전년(2484억원) 대비 81.5% 늘었다. 수탁수수료는 전년대비 143.9% 늘었고, 금융상품 판매수익은 157.5% 늘었다. 삼성증권의 1분기 리테일 고객자산은 19조7000억원 순유입됐다. 상승장의 우호적인 환경을 적극 활용해 본업 강점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분기 254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5.7% 늘어난 수치다. 리테일 기반이 탄탄한 타 대형사 대비 실적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과거 부동산 금융 중심 수익 의존도가 높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IB와 트레이딩, 리테일 비중을 확대하며 실적 변동성을 줄이고 있다는 평가다. IB부문 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31.9%, 브로커리지 부문은 215.3%, WM 부문은 146.9% 늘었다.

증권사들의 호실적 기조는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코스피 상단 전망이 높아지고 있고, 외국인 통합계좌 도입과 더불어 개별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확대 등 거래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며 시장 유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기 때문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 3월에 이어 5월에도 100조원이 넘는 역사적 수준을 기록하며 절대적인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의 거래대금 지표 등에 상대적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원 비중이 높은 증권사에게는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1분기 수준의 강력한 실적이 유지될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까지 증권업 환경과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거래대금을 예측하기 어렵고, 1분기 평균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지 않아 2분기부터 실적은 다소 보수적으로 보는 것이 좋다"면서 "거래대금 및 운용평가 손익이 1분기 피크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