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 돌파했지만 코스닥은 '찬바람'…반등은 언제?

입력 2026-05-15 09: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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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한달새 37% 급등했지만 코스닥 상승률은 8%대 그쳐
외국인 27조원 코스피 순매수…코스닥150 ETF선 1조원대 자금 유출
정부, 연기금 투자 확대 추진에도 "AI 중심 쏠림 지속" 전망

15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코스피 8천 기념 세리머니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코스피 8천 기념 세리머니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지만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증시 상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AI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시장 자금이 코스피에 집중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장중 8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4월14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37.41%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8.30%에 그쳤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는 동안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반등에 머물고 있다.

수급 역시 차이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7조1185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도 5조5792억원 규모 순매수에 나섰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2482억원 수준에 그쳤고 기관은 2조1945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만 2조9263억원 규모 순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ETF에서도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KODEX 코스닥150에서는 1조3767억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TIGER 코스닥150(-4022억원), ACE 코스닥150(-385억원), RISE 코스닥150(-316억원) 등 주요 코스닥150 ETF에서도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최근 증시 상승이 사실상 AI 반도체 중심의 '선택적 랠리'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집중되면서 코스피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3월 말 40% 수준에서 이달 초 47%까지 확대됐다. 시장 내 자금 쏠림 현상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의미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양사로의 쏠림 현상이 강하게 수급을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바이오 강세 역시 코스닥 전체 반등이라기보다 반도체가 쉬는 과정에서 나타난 순환매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바이오와 이차전지 등 기존 성장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과거 대비 둔화된 모습이다. 실적 개선 기대에도 업황 회복 속도와 수급 불확실성 등이 이어지면서 지수 상승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시장 흐름은 코스닥 전체 강세보다 AI 관련 개별 종목 중심의 선택적 장세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AI 투자 확대와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 증가 기대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들을 중심으로 강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소부장 업종의 경우 연초 대비 40~7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들도 등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코스닥 활성화 정책 역시 향후 시장 흐름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연기금 투자 확대와 구조 개혁 등을 통해 기관 자금이 코스닥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현재 5조~6조원 수준인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규모를 중장기적으로 10조~20조원 이상으로 확대 유도하는 방향의 정책을 추진 중이다. 실제 2026 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 지침 개정안에는 코스피 중심이던 기준 수익률에 코스닥150 지수 5% 반영이 추진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시장이 그동안 높은 변동성과 정보 비대칭, 기관 참여 부족 등으로 인해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 역시 단순 자금 공급보다 코스닥 시장의 신뢰 회복과 구조 개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기금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면 훨씬 좋아질 수 있다"면서도 "연기금이 모든 종목에 똑같이 투자하기보다 선별적으로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 자금 유입 자체가 시장의 질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정책 기대에도 당분간은 AI 중심의 수급 쏠림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황 연구원은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현재 시장에서 가장 먼저 자금이 유입되는 분야는 AI"라며 "바이오 등 기존 성장 업종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