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는 자기 아이가 특별하다고 생각해서 선생님에게 특별한 요구를 한다"면서 "이게 한국에서 논의되는 중요한 문제다. 이 영상이 큰 화제(話題)가 된 이유 중 하나도 사람들이 영상 속에서 어떤 불편한 진실을 봤기 때문이다." 인종·문화·한류 분야의 석학인 샘 리처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가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코미디언 이수지의 유치원 풍자(諷刺) 콘텐츠를 본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 콘텐츠가 풍자를 넘어 사회적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고도 했다.
지난 4월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공개된 '극한직업-유치원 교사 이민지 씨' 영상이 국민들을 웃기고 울리고 있다. 이수지가 '유치원 교사 이민지'로 등장해 고달픈 일상(日常)을 보여주는 페이크(fake) 다큐멘터리다. 이수지 특유의 과장된 액션과 하이톤 목소리는 웃음을 자아낸다. 웃음 뒤엔 '극한의 직업'이란 현실이 있다.
몇 장면을 소개한다. #1. 이민지 교사는 "아이고 어머니 그러셨어요"라며 밝은 미소와 긍정의 마음으로 학부모를 대한다. #2. 학부모가 "선생님이 아이와 가위바위보 해서 이겼다더라"면서 CCTV 확인을 요구한다. 교사는 "아이들의 정서 보호를 위해 가위바위보 결과도 무승부로 조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자 학부모는 "그럼 아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거냐"며 윽박지른다. #3. 아이가 모기에 물렸다. 교사는 "구급차 불러달라. 아이가 가려워 죽는다"면서 눈물을 쏟는다. 다소 과장된 설정이다. 그러나 유치원·어린이집 교사들은 "모기에 물리거나 감기에 걸리는 것들도 교사의 부주의(不注意) 탓으로 돌리는 학부모들이 많다"며 공감한다.
지난 2월 한 유치원 교사가 '독감 속에서도 독박 수업'을 진행하다 숨졌다. 이 사건은 유치원·어린이집 교사의 처우(處遇)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냈다. 전교조가 사립유치원 교사(2천324명)를 대상으로 '병가 사용 실태' 조사를 한 결과, '독감에 걸렸음에도 출근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73.6%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대체인력 부족'(71%), '관리자 눈치·압박'(67.6%) 등을 꼽았다. 어린이집·유치원 교사에 대한 처우는 돌봄과 교육의 품질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