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혁신도시에도 이는 AI 바람…내부망 전용 플랫폼 개발부터 경진대회까지

입력 2026-05-1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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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전경. 매일신문DB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전경. 매일신문DB

대구 혁신도시 주요 공공기관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과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공공기관의 AI 활용이 단순 문서 작성이나 정보 검색 수준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연구개발, 산업지원, 에너지 운영, 정책금융, 공공 서비스 혁신 등 기관의 핵심 기능 전반으로 적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는 모습이다.

◆ AI로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 중 하나는 케이메디허브다. 케이메디허브는 올해부터 생성형 AI 플랫폼을 시범 도입하며 조직 내부의 업무 혁신과 연구 생산성 향상에 나섰다. 임직원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행정 문서 작성, 자료 요약, 보고서 작성뿐 아니라 연구개발 과제 기획, 기술 발표, 데이터 분석 등 전문 영역에서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연구기관 특성상 민감한 연구 데이터와 기술 정보 보호가 중요한 만큼 외부 정보 유출을 차단하는 보안 체계도 함께 강화하며 안정적인 활용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케이메디허브의 AI 전략은 단순 행정 혁신에 머물지 않는다. 지난해 신약 분야의 AI분자설계팀과 의료기기 분야의 AI헬스케어부를 신설하며 연구개발 구조 자체를 AI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신약 분야에서는 AI가 후보 물질을 설계하고 이를 자동화 실험실에서 검증하는 연구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존보다 훨씬 빠른 신약 개발 프로세스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의료로봇, 진단기기, 디지털치료제 등 차세대 의료산업 핵심 기술 개발에 AI를 접목하며 지역 의료산업 생태계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도 공기업 특성에 맞는 AI 혁신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내부망 기반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한 데 이어 최근에는 사내 전용 생성형 AI 모델인 '업무 Mate'를 공개했다. 약 1만3천 건에 달하는 내부 문서와 업무 매뉴얼, 운영 데이터를 학습한 이 모델은 단순한 문서 작성이나 번역 기능을 넘어 내부 업무 지식을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설비관리 시스템과 연계한 자연어 기반 검색 기능은 현장 운영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기존에는 기술 매뉴얼과 점검 이력을 별도로 찾아야 했던 작업을 AI가 즉시 지원하면서 현장 대응 속도와 정확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생산과 공급, 건설 등 가스공사의 핵심 사업 전반으로 AI 적용이 확대될 경우 단순 업무 효율을 넘어 안전관리와 운영 최적화까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491억원 규모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491억원 규모 'AIx바이오 혁신연구거점 조성 시범사업'에 참여해 순환형 연구모델 실증에 나선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제공

◆AI로 산업과 국민 서비스를 혁신하다

한국부동산원은 최근 애플리케이션 '안심전세APP' 개발을 통해 국민들의 재산권 보호에 나서고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AI시세를 산정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국토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협력해 마련했다.

아울러 통계 전문 거대언어모델(LLM) 'R-ONE'에도 AI를 접목해 대화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시범 운영 중이다. 복잡하고 다양한 자료를 대화 형식으로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잘못된 정보 제공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보다 빠르게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한국부동산원은 시범 운영을 통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업 현장 지원 기능에 AI를 접목하며 산업지원 기관의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다. 산단공은 연내 공단 전용 AI와 생성형 AI를 결합한 업무 시스템 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우선 인사 규정 질의응답, 국회 대응 자료 작성, 공시자료 초안 생성 등 실무와 직결되는 분야부터 AI 실증을 시작한다.

이는 단순한 업무 자동화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산업단지 관리와 기업 지원 업무는 방대한 규정과 정책 자료, 현장 데이터가 수반되는데 AI가 이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업무 처리 속도는 물론 정책 대응 역량도 크게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산단공은 향후 예산과 인프라를 확보해 전 직원이 AI를 일상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가스공사가 사내 전용 AI 모델
한국가스공사가 사내 전용 AI 모델 '업무 Mate' 오픈 전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공공 AI 생태계 조성… 기관 넘어 국가 경쟁력으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공공기관 AI 혁신 확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NIA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재정부와 함께 '2026 공공기관 AI 혁신 챌린지'를 추진하며 공공기관 간 AI 경쟁 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 챌린지는 전국민 AI 경진대회 내 공공기관 전용 트랙으로 신설됐다. 공공기관이 직접 AI 서비스를 기획하고 실증하는 AI 서비스 실증 및 개념검증(PoC), 그리고 우수 AI 활용 사례를 발굴하는 두 개 부문으로 운영된다. 정부는 우수 기관에 경영평가 가점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신용보증기금은 AI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금융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보는 AI 첨단산업 특별보증, 딥테크 맞춤형 보증 프로그램, 지역기업 성장사다리 구축 등 총 20개 핵심 과제를 추진하며 AI 기업과 기술 기반 스타트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기술력은 확보했지만 초기 투자 유치나 시장 진입 과정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성장 단계별 맞춤형 금융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구 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의 이러한 변화가 개별 기관의 업무 혁신을 넘어 지역 산업 구조 전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유준혁 대구대 컴퓨터정보공학부 교수는 "바이오·에너지·산업단지·디지털 정책·금융 등 각 기관이 보유한 전문성과 AI 기술이 결합되면서 대구가 공공부문 AI 혁신의 선도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