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물량 적게 들여와도 다 안 팔려…5월 특수 옛말"
포장지와 리본, 바구니 등 부자재 원가 부담까지 겹쳐
"예전엔 어버이날이면 카네이션이 늘 동났었는데, 올해는 많이 남았네요…."
12일 찾은 대구 수성구의 중동의 한 꽃집. 진열대에는 팔리지 못한 카네이션 바구니와 꽃다발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꽃집 사장 박은택(70) 씨는 씁쓸한 표정으로 주인을 찾지 못한 꽃들을 손질했다. 그는 "불경기임을 감안해 예년보다도 물량을 적게 들였는데도 아직도 상당수 재고가 남아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화훼업계의 대표 대목인 '5월 특수'가 실종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어버이날에 이어 스승의날까지 앞두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특수는 고사하고 카네이션을 사는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박 씨 가게의 어버이날 주간 카네이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오는 15일 스승의날이 남아있지만 매출에 대한 기대는 접은 지 오래다.
2016년부터 시행 중인 '청탁금지법'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카네이션 선물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30년간 꽃 장사를 해왔지만 이렇게 힘든 5월은 처음"이라며 "남은 카네이션들은 모두 폐기 처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수요 감소뿐 아니라 부자재 등의 원가 부담까지 겹치며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포장지와 리본, 바구니 등 부자재 가격도 함께 오르면서 판매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일부 업장에서는 재고 부담을 우려해 카네이션 물량 자체를 줄였고, 아예 들이지 않은 곳도 있었다.
북구 칠성꽃시장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최모(74) 씨는 "예전에는 어버이날과 스승의날 시즌이면 카네이션을 취급했는데 올해는 아예 들이지 않았다"며 "혼자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재고 부담이 크고 경기까지 안 좋아 판매를 장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상인들도 올해는 꽃이 잘 안 나간다고 하더라"며 "원래 5월이 가장 큰 대목인데 올해는 그런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불경기 여파는 다른 '효도 상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건강식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안마의자·안마기 판매량은 10.8%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