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없는데 시속 90km'…원주 중학생 사망사고 구급차 운전자 구속영장

입력 2026-05-12 15: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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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현장. 연합뉴스
교통사고 현장. 연합뉴스

강원 원주에서 지난달 환자를 태우지 않은 사설 구급차와 승용차가 부딪히며 인도를 걷던 중학생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구급차 운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원주경찰서는 12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도로교통법상 난폭운전,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사설 구급차 운전자 A(26)씨에 대해 최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6일 오후 4시 53분쯤 원주시 무실동 법원 앞 사거리에서 사설 구급차와 쏘나타 승용차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사설 구급차가 인도로 향하며 중학생을 치었다. 이 학생은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의 여파로 쏘나타 운전자 B(65)씨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A씨와 사설 구급차에 동승한 응급구조사 C(24)씨가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조사 결과 당시 사설 구급차는 우회전 전용 차선에서 직진하며 시속 90㎞로 과속했으며, 쏘나타 승용차는 신호를 위반하며 주행하다 충돌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구급차 안에는 응급 환자는 없었으나 A씨 등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폐암 환자를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강릉의료원으로 향하는 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A씨가 과속을 할 정도로 시급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B씨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고 이후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는 해당 사건과 관련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사고 당시 사설 구급차는 응급 환자를 이송 중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긴급자동차라는 명분을 사적으로 악용해 시속 60㎞ 단속구간의 내리막 도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심지어 우회전 전용 차선에서 교차로에 직진으로 진입했다"며 "골든타임을 위해 부여된 특권이 개인의 편의를 위해 남용됐고 그 결과는 한 아이의 참혹한 죽음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상대 승용차 또한 신호를 준수하지 않는 등 두 운전자의 이기심이 결합해 발생한 충격으로 차는 인도를 덮쳤고 가장 안전해야 할 보도 위는 비극의 현장이 됐다"며 "유가족들은 가해자들의 무책임한 태도와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에 고통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설 구급차 비응급 상황 긴급차량 특례 사용 관리 강화와 대로변 횡단보도 볼라드(길말뚝) 설치 의무 등 교차로 보행자 보호 안전시설 확충과 보호 정책 강화 등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