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일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우리나라 프로야구(KBO) 수준은 미국 더블A와 트리플A 사이다. 증거가 있다. 폰세는 미국 마이너리그 통산 24승 34패, 방어율 3.93이었다. 메이저리그 성적은 1승 7패, 방어율 5.77이다. 하지만 KBO에서 17승 1패, 방어율 1.89의 성적을 올렸다. 와이스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선수였다. 2023년 트리플A에서도 14이닝만 던졌다. 그의 KBO 성적은 16승 5패, 방어율 2.87이다.
KBO에 등록된 국내 선수 529명의 평균 연봉은 1억 7,500만 원이다. 이는 신인, 2군 선수를 포함해서 계산한 금액이다. 1군 선수 290명의 연봉 평균은 3억 원에 달한다. 약 20만 달러다.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는 선수의 연봉은 6만~13만 달러다. 국내 선수는 실력에 비해 많은 돈을 받고 있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의 장기계약이 화제(話題)다. 내년부터 11년간 307억 원(옵션 포함)을 받는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약 187만 달러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이 80만 달러, 중위(中位) 연봉은 140만 달러다. 노시환은 '오버 페이'가 맞다. 원인은 수요와 공급이다. 방산(防産) 호황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한화가 노시환을 원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노시환급 젊은 국내 선수가 거의 없다.
KBO에는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있다. 국내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각 팀은 외국인 선수를 최대 3명 보유한다. 투수와 타자를 섞어서 뽑아야 한다. 연봉 상한(上限)도 있다. 외국인 선수는 첫해 100만 달러, 재계약 시 18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는 '아시아 쿼터'가 추가됐다. 아시아 국적 선수 1명을 더 보유할 수 있다. 이들의 연봉 상한은 첫해 20만 달러다.
각 팀은 대체로 선발투수 2명, 마무리 투수 1명, 중심타자 1명을 외국인 선수로 채운다. 장기(將棋)로 치면 외국인 선수는 차(車)와 포(包)다. 그래도 선수가 부족하다. 졸(卒)은 많으나 마(馬)와 상(象)이 없다. 팀마다 제대로 된 선수 15명은 있어야 한다. 선발투수 5명, 마무리 투수 1명, 타자 9명. KBO 전체적으로 수준급 선수 150명이 필요하다. 현재 외국인 선수는 40명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러니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선수들도 1군에서 뛴다.
장하준 교수에 따르면, 잘 사는 나라에는 하는 일에 비해 돈을 많이 받는 사람들이 있다. 버스 기사 임금은 스웨덴이 인도보다 50배 높다. 인도 기사가 운전은 더 잘한다. 인도에서는 곡예 운전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업은 수출입이 어렵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같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람의 국제 이동은 노동시장 개방과 맞물려 있다. 그래서 우물 안 개구리가 용이 되기도 한다.
요즘 KBO가 인기다. 그래선지 울산시가 최초의 시민구단을 만들었다. 11번째 팀이다. 울산 웨일스는 2군에서만 경기를 한다. 허구연 KBO 총재가 통일 전까지 1군 팀 수를 늘리지 않겠다고 했다. 두고 볼 일이다. 낙타는 처음부터 텐트에 몸을 넣지 않는다. 코만 넣는다. 그다음에 머리를 들이민다. 울산 웨일스는 외국인 선수도 보유하고 있다. 최대 연봉은 10만 달러다. 5월 20일부터 이적(移籍)이 자유롭다고 한다. 당분간 울산 웨일스는 외국인 선수 공급 기지(基地)가 될 것 같다.
양준혁 씨가 '아시아 쿼터'에 반대하는 동영상을 봤다. 그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의리가 있다. 프로야구선수협회 파동 때 앞장섰고, 이번에도 후배들을 위해 나섰다. 프로야구 관련 이익집단은 많다. 선수, 코치, 감독, 프런트, 스카우트, 에이전트, 아나운서, 기자, 방송사, 유튜버. 이들은 프로야구판이 커질수록 좋다.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면 가격이 오른다. 가격이 오르면 공급이 늘어난다. 가격은 다시 내려간다. 다만 조건이 있다. 시장이 경쟁적이어야 한다. 시장 진입에 장벽이 있으면 그렇지 않다. 수요가 많아도 공급이 늘지 않아 가격이 오른다.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의 최대 수혜자(受惠者)는 노시환이다. 한화는 역시 보살(菩薩)이다. 방산에서 힘들게 번 돈을 아낌없이 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