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명치 부위가 답답하고 오른쪽 윗배가 쥐어짜듯 아픈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단순 체기나 소화불량으로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반복된다면 담석증이나 담낭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인구 증가로 담낭 질환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담석증 및 담낭염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중장년층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 특히 불규칙한 식사, 잦은 야식, 급격한 다이어트는 담석 발생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담낭은 간 아래 위치한 작은 주머니 기관으로, 간에서 만든 담즙을 저장했다가 음식물이 들어오면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담즙은 지방 소화를 돕는데, 이 담즙 성분이 굳어 돌처럼 변한 것이 바로 담석이다. 담석이 생겨도 평생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문제는 담석이 담낭 출구나 담관을 막기 시작할 때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오른쪽 윗배 통증이다. 특히 삼겹살이나 튀김처럼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은 뒤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통증은 명치 부위에서 시작해 오른쪽 어깨나 등 쪽으로 퍼지기도 한다. 속이 메스껍고 구토를 동반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식은땀이 날 정도로 통증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위장질환이 아니라 담낭 질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담석이 담낭관을 막아 염증이 생긴 상태를 담낭염이라고 한다. 급성 담낭염이 발생하면 단순 통증을 넘어 고열과 심한 압통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오른쪽 갈비뼈 아래를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염증이 심해지면 담낭이 괴사하거나 천공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문제는 증상이 위염이나 소화불량과 비슷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 중에는 "며칠째 체한 줄 알았다"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담낭염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질환이 아니라, 염증이 악화될수록 치료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진단은 비교적 어렵지 않다. 복부초음파 검사만으로도 담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며, 필요에 따라 CT 검사로 염증 정도와 주변 장기 상태를 함께 평가한다. 최근에는 건강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담석이 발견되는 사례도 많아졌다.
치료는 증상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없는 작은 담석은 경과 관찰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통증이 반복되거나 담낭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담낭 절제술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가 된다. 많은 환자들이 "담낭을 제거해도 괜찮은가요?"라고 걱정하지만, 담낭은 없어도 일상생활에 큰 문제 없이 지낼 수 있는 장기다.
최근에는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보편화되면서 수술 부담도 크게 줄었다. 특히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배꼽 부위를 이용해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과거처럼 배를 크게 절개하는 경우는 드물며, 대부분 수술 다음 날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 속도도 빨라졌다.
담낭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참고 버티다 응급수술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다.
대구 일민의료재단 세강병원 외과 김기석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