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법조타운 조성 사업 표류, '검찰 개혁'이 이유 될 수 없어

입력 2026-05-1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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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연호지구 법조타운 조성이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이다. 2018년 후보지 선정 이후 8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준공 예측조차 힘든 상황이다. 법원 이전 일정은 설계·예산 협의 지연 등으로 2028년에서 2029년, 2030년으로 잇따라 연기되더니 최근엔 청사 주차장 배치를 두고 기관 간 불협화음으로 2031년으로 또 미뤄질 처지다. 검찰 청사 건립은 더욱 암담(暗澹)하다. 검찰 개혁을 이유로 이전 계획 자체가 설계 단계에서 사실상 중단 상태다.

그러는 사이 대구가 치러야 할 사회적 기회비용(機會費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단순히 건물 몇 동짜리 법원·검찰 청사 이전이 지연되는 문제가 아니다. 법조타운은 수성알파시티와 대구대공원을 잇는 동부권의 앵커 시설이자 연호지구라는 거대한 도시 생태계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연호지구 사업의 핵심인 법조타운 조성이 표류하다 보니 인근 상업·업무 용지의 분양도 잘될 리 없다. 저조한 분양률과 유찰 등으로 상당수가 미분양 상태다. 조성 지연으로 가중되는 공사비와 사업성 악화는 말할 것도 없다. 이에 연호지구 사업 만료 일정도 당초 올 연말에서 2028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최근 법원 청사 건립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주차장 배치 문제다. 장기적 안목으로 도시 미관을 고려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다. 그러나 해당 기관 간 협의로 해결 가능함에도 연속 부결된 건 납득하기 힘들다. 검찰청이 폐지되는 상황에서 청사 건립을 계속 추진하는 게 조심스러운 것도 맞다. 그렇다고 아예 손 놓고 있는 것은 책임 있는 행정이 아니다.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체제 전환은 이미 입법까지 된 상태다. 조직의 이름이 뭐가 됐든 업무 공간은 필요하다. 규모 확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무작정 멈춰 있을 게 아니라 가변형 설계라도 도입해 일단 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 검찰 개혁이 사업 지연의 면죄부(免罪符)는 아니다. 법조타운 조성은 지금도 넘치도록 일정이 지연됐다. 이제 더는 불협화음과 불확실성 뒤에서 '연기'만 남발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