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여행을 가며 챙겨간 진통제 탓에 60대 남성이 현지에서 억류돼 곤혹을 치렀다. 진통제에 포함된 성분 일부가 이 국가에서 마약류로 분류돼서였다. 더구나 마약류 성분 진통제 때문에 필수 심장약까지 빼앗겨 목숨이 위태로웠던 이 남성은 대사관의 빠른 조치로 안전하게 귀국 길에 오를 수 있었다.
10일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젠에서 육로로 조지아에 입국하려던 60대 한국인 A(66) 씨가 마약류 소지 혐의로 국경검문소에 억류됐다. A 씨가 한국에서 챙겨간 진통제 '코노펜' 속 코데인인산염수화물 성분이 현지법상 마약류로 분류됐기 때문이었다.
국경검문소에서 약 7시간 억류된 A 씨는 현지 경찰서로 이송돼 약 6시간 더 억류돼 있었다. 코노펜 외에도 복용 중이던 약도 전량 압수 당했다.
문제는 A 씨가 10여 년 전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사람이었다는 점이었다. 코노펜은 무릎 질환 진통제여서 아플 때 참으면 되지만 심장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혈전용해제와 필수 심혈관 약까지 모두 몰수 당한 상황이었다. 심혈관 약은 단 하루라도 복용을 거르면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조지아 당국은 A 씨를 일단 풀어주긴 했지만 출국은 정지 시켰다. A 씨에게 돌아오는 답은 "재판을 받고 처분을 받은 뒤 출국 정지를 풀어줄 수 있다"뿐이었다.
A 씨는 망연자실했다. 약이 없으면 바로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어서였다. 하지만 주조지아한국대사관이 나서자 일이 해결되기 시작했다. 대사관은 이 사실을 전해 듣고 즉시 서기관을 A 씨가 있는 곳으로 급파했다. 일단 마약류가 포함된 진통제 외 심장약은 모두 돌려 받아 한숨을 돌렸다.
동시에 김현두 대사가 조지아 정부에 A 씨 사정 등을 잘 설명했다. 이에 조지아 당국은 이 사건을 자체 종결하고 A 씨는 9일 저녁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대사관 관계자는 "우선 급한 대로 현지 병원에서 필요한 약을 처방 받아 급한 불을 끈 뒤 나머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데 잘 해결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평소 조지아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결실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A 씨 가족은 "부모님께서도 순식간에 이렇게 해결돼서 어리둥절해 하셨다. 김현두 대사님께 감사 드린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해주실 줄 몰랐다"며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헌신적으로 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의학계 관계자는 "진통제 가운데 마약 성분이 포함된 약이 꽤 있다. 여행을 가기 앞서 진통제를 챙길 땐 가려는 국가에서 문제가 되는 성분인지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