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야구장 여신, 배우인줄"…800만 사로잡은 미모의 두산팬, 알고보니 AI?

입력 2026-05-06 14:15:41 수정 2026-05-06 15: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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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확산된 야구장 여신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에서 확산된 야구장 여신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한국 프로야구 중계 화면에 등장한 한 미모의 여성 관중 영상이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지만, AI로 생성된 장면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며 진위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평범한 한국 여성이 아니다'(Not an average Korean woman)라는 제목의 5초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여성은 프로야구 관중석을 배경으로 흰색 오프숄더 상의와 청바지를 입은 채 다리를 꼬고 앉아 경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특히 입술을 깨물며 한숨을 쉬는 듯한 자연스러운 표정이 담기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해당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추천 수 1천200개를 넘겼고,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로도 빠르게 확산됐다. 일부 게시물은 조회 수 800만 회를 돌파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영상이 AI로 조작된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가장 먼저 의심을 산 부분은 경기 화면 속 선수 정보였다.

영상에는 투수 김서현, 타자 조인성이 표시돼 있었는데, 조인성은 현역 시절 두산 선수로 뛴 적이 없고 김서현이 프로에 입단하기 전 이미 은퇴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김서현은 2023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고, 조인성은 1998년 LG 트윈스에서 데뷔해 2017년 은퇴한 뒤 현재 코치로 활동 중이다.

응원 문구 역시 어색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영상 속 플래카드에는 '최강은 두산'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팬들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은 '최강 두산'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영상에 기재된 경기 스코어를 근거로 "올해는 물론 지난해도 두산과 한화 경기에서 8회에 4대3이었던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네티즌도 등장했다.

영상 오른쪽 아래쪽 화면에 잡힌 다른 여성 관중의 얼굴이 매우 부자연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은 영상 속 여성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아냈는데, 이 계정에는 여성이 운동하는 영상 등 게시물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시물도 AI 생성 콘텐츠일 가능성이 높다.

영상이 확산되자 AI 생성 콘텐츠를 구별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인도 몇 가지 점검만으로 가짜 사진이나 영상을 어느 정도 가려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비가시성(눈에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 기술기업 스냅태그의 민경웅 대표는 가짜 콘텐츠 판별 방법으로 최초 출처 확인, 언론 보도 여부 확인, 이미지 역검색 활용 등을 제시했다.

민 대표는 "사진·영상의 최초 업로드 계정이 어디인지, 계정 생성 시점은 언제인지, 과거 게시물은 어떤 성향이었는지 등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인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가짜가 아니라면 CNN, 로이터 등 주요 언론이 몇 시간 안에 보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글 이미지 역검색 등 검증 도구를 사용하면 가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구글팩트체크와 구글 이미지 역검색, 제미나이 외에도 틴아이(TinEye), 인비드(InVID), 하이브 AI 디텍터(Hive AI detector), AI 오어 낫(AI or Not), 리얼리티 디펜더(Reality Defender) 등 다양한 검증 도구가 활용되고 있다.

다만 AI 생성물에 사람의 편집이 추가될 경우 판별은 더욱 어려워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휴먼 인스파이어드 AI 연구원 연구교수는 "상당수 일반인은 'AI 리터러시'가 형성되지 않아 온라인의 사진과 동영상을 비판 없이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시민단체·언론사에서 검증해 '거짓이니까 믿지 말라'고 공신력 있게 말해주지 않으면 일반인이 능동적으로 진위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1월부터 생성형 AI 결과물에 워터마크를 표시해야 하는 'AI 기본법'이 시행됐다. 사회적 부작용이 우려되거나 실제와 구분하기 힘든 딥페이크 콘텐츠일 경우 AI로 제작했다는 사실을 이용자가 인식할 수 있게 고지하거나 표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