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시 발주 대형 공공사업 2건 '잇단 파행'...책임론 확산

입력 2026-05-06 1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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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박물관, 화물차 공영차고지 사업 중단 장기화, 영천시 부실 검증·관리 부재 도마

올해 2월부터 건립공사가 중단된 영천시립박물관 현장. 매일신문DB
올해 2월부터 건립공사가 중단된 영천시립박물관 현장. 매일신문DB
지난해 12월부터 조성공사가 중단된 화물차 공영주차장 현장. 매일신문DB.
지난해 12월부터 조성공사가 중단된 화물차 공영주차장 현장. 매일신문DB.

경북 영천시가 발주한 대형 공공사업 2건이 잇단 파행(매일신문 2월 11일 보도 등)을 겪으면서 단순 시공사 문제를 넘어 발주기관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6일 영천시 등에 따르면 문제가 된 사업은 시립박물관 건립공사와 화물차 공영차고지 조성사업이다.

사업비 320억원 규모의 시립박물관 건립공사는 2024년 6월 착공해 지난해 말 준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시공사와 발주기관(영천시)·감리단 간 부당 행정과 권한 남용 등을 두고 갈등이 불거지며 올해 2월 공정률 30%대에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시공사는 기성금 미지급 등으로 자금난에 빠지며 부도 위기에 내몰렸고 영천시를 상대로 집회·시위, 경찰 고소·고발, 공익감사 청구까지 제기한 상태다. 영천시도 조달청에 계약 해지를 요청하고 시공사 재선정 절차를 준비하는 등 대응 조치에 나섰다.

사업비 155억원 규모의 화물차 공영차고지 조성사업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시공사의 장비·자재 대금 미지급으로 공사가 중단된 이후 현재까지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영천시가 지급한 기성금 일부가 시공사의 체납 국세 납부 등에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 사업은 현재 공정률이 70%대에서 멈춰 향후 계약 해지와 재발주,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까지 겹치며 완공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영천시가 시공사 선정 단계부터 부실 검증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입찰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확인돼야 할 재무건전성 문제가 뒤늦게 드러나며 발주기관의 사전 심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영천시는 두 사업 모두 시공사의 귀책 사유를 강조하고 있지만 부실 업체 선정과 공정 관리 실패, 분쟁 대응 미흡 등 일련의 과정에서 사업 관리 역량 부족이 드러났다는 비판이다. 책임을 시공사에만 돌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사업에서 발생한 문제의 경우 최종 책임은 발주기관에 있다"며 "영천시가 보다 적극적 중재와 책임 있는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유사 사례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건설업 전문가들도 "발주기관이 '법적 책임 없음'이란 논리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사업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천시 관계자는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철저한 확인 절차를 거쳐 공정하고 투명한 행정을 통해 조속한 사업 재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