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래에는 정부 지원금이 늘어나 시민들이 은퇴 자금을 준비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아 주목을 받은 가운데 미국의 기업가이자 미래학자인 피터 디아만디스가 해당 발언의 배경을 설명하며 대체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디아만디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발언이 기술 발전이 가져올 경제 구조 변화에 기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공지능과 로봇, 첨단 제조 기술이 생산성을 극대화하면서 물가를 낮추고, 국가 경제 규모를 키워 정부의 대규모 지원이 가능해지는 구조를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지난 1월 팟캐스트 '문샷'에 출연해 "10년이나 20년 후의 은퇴를 위해 돈을 모으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며 "우리가 말한 것들이 사실이라면 은퇴를 위한 저축은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경제 전반을 바꾸는 상황에서는 기존의 자산 축적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디아만디스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기술 발전이 막대한 부를 창출하고 동시에 생필품 가격을 낮추면서 정부가 국민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지급하는 '보편적 고소득' 체계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상의 모든 남녀노소가 필요하고 원하는 모든 식량, 물, 에너지, 의료 서비스 및 교육을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을 의미한다)"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 확산이 대량의 실업을 초래하는 등 노동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봤다. 디아만디스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사람들의 안정을 돕기 위해 코로나19 사태 때와 같은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발전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 역할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기업 수익 증가와 국내총생산(GDP) 확대가 재원 확보로 이어지고, 동시에 물가가 크게 낮아지면서 동일한 금액의 지원금이 더 큰 실질 가치를 갖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어 정부가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더라도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하락하면 체감 생활 수준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디아만디스는 이러한 변화의 근거로 통신, 데이터, 정보 접근 비용이 장기간에 걸쳐 급격히 낮아진 사례를 들었다. 이어 "AI와 로봇, 첨단 제조 기술이 너무 많은 것을 생산하게 돼서, 사람들이 아무리 원해도 그 생산 능력을 다 채울 수 없게 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재 현실과의 괴리도 인정했다. 디아만디스는 "오늘날 사람들은 전기 요금, 식비, 일자리 부족 등 많은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선) 머스크의 발언이 공허하게 들릴 뿐"이라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그는 머스크의 비전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전망에 대해 우려도 제기된다. 런던비즈니스스쿨의 예카테리나 아브라모바 교수는 "정부가 모든 사람에게 너무 많은 돈을 지급하여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드는 것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며 "의미 있는 경제 활동에서 장기간 단절되면 기술이 퇴보하고 장기적인 생산성이 저하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보편적 소득 체계가 도입되더라도 단순 소비에 머무르지 않고 학습이나 창업 등 생산적인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