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올해 152% 급등…실적 개선·장밋빛 전망 맞물려
전년보다 영업손실 65% 줄여…외인·기관 투자자 '폭풍 매수'
ESS 수요·유럽 EV 수주 회복…하반기 흑자전환 기대감 키워
통상 적자 기업의 주가는 하락합니다. 하지만 이 공식을 정면으로 깨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글로벌 전력용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호조세에 힘입어 주목받고 있는 삼성SDI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 주가는 올해 1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5764억 원, 영업손실 1556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여전히 빨간불이죠. 그런데도 시장은 오히려 환호하고 있습니다.
답은 숫자의 방향에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2.6% 늘었고, 영업손실은 64.2%가량 축소됐다는 점입니다. 금액으로 전년 대비 2785억 원이나 적자를 줄인 양호한 성적표입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당기순이익이 561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영업이익이 적자는 맞지만, 적자 폭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시장 심리를 바꿔 놓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주가는 환영하고 있습니다. 전일 기준 삼성SDI 주가는 약 68만 원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연초 대비 152% 급등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종목 중 하나로 부상했습니다.
주가 상승세를 이끄는 건 외국인과 기관입니다. 실제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올해 들어 삼성SDI를 각각 6677억 원, 1조2426억 원가량 순매수했습니다. 이는 코스피 시장 내 각각 순매수 5위, 3위에 해당하는 상위권 기록으로, 수급 측면에서도 실적 가시성과 재무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는 ESS 전방 수요 회복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금 확대가 꼽힙니다.
실제로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전력용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백업유닛(BBU), 전동공구 등 전방시장 수요가 회복되며 배터리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고, 영업손실도 61.0% 줄었습니다.
특히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이유는 ESS와 원통형 배터리입니다. 삼성SDI 측은 "미국 현지 ESS 생산·판매 확대에 따른 AMPC 수혜가 늘었고, 고출력 원통형 배터리 판매가 증가하면서 손익 구조가 개선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자재료 사업은 매출 2220억 원, 영업이익 210억 원으로 흑자를 이어갔습니다. 반도체 소재 수요가 유지된 가운데,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판매가 반등한 영향입니다.
이밖에 전기차(EV) 배터리 부문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와 다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BMW·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3사를 모두 고객으로 확보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동시에 하이브리드 전기차용 탭리스 원통형 배터리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고객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삼성SDI가 올해 하반기부터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 주요국의 보조금이 늘고 내연기관 차량의 총소유비용(TCO)이 상승하면서 유럽 전기차 수주 가뭄이 점차 해소, 2분기 이후 배터리 시장 수요가 크게 늘 것이란 분석입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유럽 시장 내 점유율은 2022년을 고점으로 꾸준히 하락했지만, 최근 경쟁사의 생산 차질과 유럽 의회의 산업가속화법(IAA) 발의가 삼성SDI를 비롯한 국내 업체의 신규 수주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라며 "최근 구체화하고 있는 다수의 유럽향 신규 수주가 2028년부터 본격 매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주 연구원은 또한 "현재 유럽 내 전기 동력 자동차 배터리 점유율은 국내 3사 34%, 중국 60% 이상"이라며 "완성차 고객 입장에서는 중국으로 치우친 배터리 발주를 국내 3사로 다변화하고, 동시에 중국 배터리사에 적격 부품 사용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증권가도 잇따라 목표주가를 올려 잡고 있습니다. 적자 기업임에도 주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이례적인 흐름 뒤에는 손실 축소 추세와 미래 성장에 대한 시장의 선반영 심리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EV 부문은 올해 2분기부터 유럽 현대·기아향 볼륨 모델인 아이오닉3와 EV2에 P6 하이니켈 제품향 중대형 전지 출하가 시작되며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올해 말에는 42GWh의 ESS 생산능력을 보유할 예정으로, ESS용 배터리의 미국 현지 생산 및 판매 확대에 힘입어 올해 AMPC 수혜 규모가 3591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북미 ESS는 2028년까지 전량 수주가 된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견조한 ESS 출하와 EV 시장의 회복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세가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 4분기 에는 9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미국의 2월 누적 유틸리티용 ESS 설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하며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삼성SDI도 북미 ESS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2027년 상반기까지 22GWh 규모의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으로, 분기별 실적 성장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EV용 배터리는 당장 큰 폭의 회복보다 점진적 개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라며 "EV 수요 눈높이 하향 조정이 일단락된 가운데 유럽 중심의 가동률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날 수 있고, 유럽 정책 기대와 보조금 효과까지 더해지면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