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돈 뿌리기' 공약 남발 교육감 선거, 교육교부금 개편 시급하다

입력 2026-04-29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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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가 본질을 잃고 있다.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한 비전과 정책 경쟁은 없고, '돈 뿌리기' 공약이 난무한다. 중학생에게 100만원을 적립해 주겠다는 펀드 공약, 고교생에게 매년 1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약속, 입학준비금·주식 교육 통장 지급·교육 바우처 등 후보들이 온갖 명분의 현금 살포(撒布) 공약을 쏟아 내고 있다. 교육의 질을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고민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 같은 포퓰리즘 공약이 가능한 배경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地方敎育財政交付金)이 있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가 각 시·도교육청에 법정 배분된다. 세수에 연동(連動)돼 자동으로 늘어나는 교육교부금 구조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교육교부금 규모는 지난해 70조원을 넘어섰다. 10년간 27조원 늘었다. 여기에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은 1천371만원으로 10년 새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나라 살림은 적자(赤字)인데 교육청 곳간만 풍족하다. 그 결과 초·중등교육에는 재원이 넘쳐나고, 대학·평생교육 등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분야는 상대적으로 궁핍하다. 이는 심각한 국가 재정의 비효율과 불균형이다.

기획예산처는 의무지출을 10% 줄여 국정과제에 필요한 재원 50조원을 마련하는 방안으로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감 후보들은 반발하고 있고, 시·도교육청은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 정부도 교육교부금 개편을 시도했지만, 교육계의 반대로 무산(霧散)됐다. 관련 법이 제정(1971년)된 이후 교육교부금 구조는 한 번도 개편되지 못했다. 결국 세수(稅收) 확대를 비롯한 경제 여건과 인구 구조 변화가 반영되지 않은 교육교부금 구조는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교육교부금 개편을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 교육계 설득과 우호적인 여론 형성이 중요하다. 여기엔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교육교부금 개편은 이번에도 공염불(空念佛)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