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웨어 SPA' 블루엘리펀트도 대구행… 동성로 상권 '기지개'

입력 2026-04-27 17:32:19 수정 2026-04-27 17: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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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패션 브랜드, 동성로 출점 준비
블루엘리펀트 올 6~9월쯤 개점 예상
동성로 상권 안에서도 입지별 양극화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 매일신문DB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 매일신문DB

침체기에 빠졌던 대구 중구 '동성로 상권'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상가 임대료 하락과 유동인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동성로 상권에 출점을 결정짓는 패션 브랜드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중심 거리로만 투자가 이어지면서 동성로 상권 안에서도 입지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패션 브랜드 출점 연달아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 '블루엘리펀트'는 최근 중구 동성로 상가 입점을 위한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대구백화점 옛 본점 앞 '동성로28 아트스퀘어'에서 통신골목으로 이어지는 구역 가운데 위치한 지상 4층 규모 건물을 임차한 것으로 파악됐다. 블루엘리펀트 매장은 인테리어 공사 등을 거쳐 오는 6~9월쯤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엘리펀트의 대구 출점 소식이 들려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설립된 블루엘리펀트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첫 매장을 낸 이후 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 매장을 늘려 왔다. 이 브랜드는 제품을 자체 제작해 직영 판매하는 'SPA(제조·유통 일원화) 아이웨어 브랜드'를 표방하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와 디자인을 앞세워 빠른 성장세를 보여 왔다.

이보다 앞서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블루엘리펀트 개장 예정지 인근에 문을 열었고, 아웃도어 브랜드 '콜롬비아'도 가까운 상가에서 개장을 준비 중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상업지역에서는 한 곳이 대박이 나면 근처에 매장들이 줄줄이 들어오는 흐름이 나타난다"며 "노스페이스 개장 이후 상당히 반응이 좋았고, 이후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인접 상가 입점에 관심을 보여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동성로에 장난감 뽑기방(가챠숍)과 화장품 가게, 베이커리·카페 등 중소형 매장 입점 또한 활발해진 추세라는 게 상인들 설명이다. 동성로상점가상인회 관계자는 "작년부터 동성로 중심 구역의 공실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기업들이 동성로 상권을 다시 주목한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라며 "대백 옛 본점 일대의 상가 공실은 올해 안에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중심거리 월세 40% 하락

상인들은 동성로 상권에서 상가 임대차가 다시 활발해진 배경으로 전반적인 임대료 하락 등을 꼽았다. 코로나19 등을 계기로 장기간 세입자를 찾지 못한 건물 중심으로 임대료가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대구의 평균 상업용 부동산 임대료는 오피스(-0.43%), 중대형 상가(-0.70%), 소규모 상가(-0.92%), 집합상가(-0.53%) 등 4개 부문에서 모두 1년 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소규모 상가 임대료가 제곱미터(㎡)당 2만900원에서 2만600원으로, 평균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당 2만1천900원에서 2만1천800원으로 각각 내렸다.

동성로의 4분기 기준 임대가격지수 변화를 보면 지난해 중대형 상가는 전년 대비 0.64% 내렸으며, 소규모 상가(-0.51%), 집합상가(-0.35%), 오피스(-0.17%)도 모두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동성로 중심 상권을 기준으로 보면 월세를 40% 정도 낮춘 곳도 있다. 예를 들어 월세가 1천만원이던 곳은 600만~700만원 정도로 내렸고, 골목상권 안에 원래 300만원 정도던 곳은 그대로 받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바로 가게를 빼지 못하고 버티던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가 끝나던 시점에 하나둘 철수했고, 이후 공실 상태가 길어지면서 임대인들 마음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성로 행사 활성화로 유동인구가 늘어난 영향이 적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220만1천명으로 전년보다 28만5천명 증가했고, 이 중 중구 방문객은 41만9천명으로 1만6천명 늘어났다.

◆구역별 양극화도 뚜렷

문제는 동성로28 아트스퀘어에서 이어지는 중심 거리를 제외한 구역은 여전히 공실률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패션 브랜드들이 출점을 결정한 곳도 동성로 중심가로 꼽히는 구역에 해당한다. 대조적으로 중앙네거리에서 공평네거리로 이어지는 도로변은 빈 상가 점포를 흔히 볼 수 있는 상태다.

동성로 상권 내에서도 입지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동성로에서 만난 한 상인은 "중심 도로에서 한 블록 안에 입지한 골목상권 쪽은 공실이 줄지를 않는다"면서 "경기가 어렵다 보니 작은 업소들은 숨도 제대로 못 쉴 지경"이라고 전했다.

상인들 사이에선 2·28기념중앙공원과 같이 상권 안에 있는 자원들 활용도를 높이고, 횡단보도 설치 등으로 활성화 구역과 비활성화 구역을 연결하면 일대 상권이 함께 반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동성로상점가상인회 관계자는 "교동 상권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반월당 상권과 연결되도록 하면 좋은데, 그 가운데가 국채보상로로 인해 사실상 단절돼 있다. 옛 노보텔 건물과 2·28공원 사이에 횡단보도를 설치해 연결감을 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