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특화단지 지정 후 부지 조성 분주…1천914억 투입해 핵심 거점 완성
23일 오후 2시쯤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성동리 일원.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한편에 자리 잡은 현장은 기초 공사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측량 기사 2명이 건설 현장 사무소로 쓸 부지의 경계를 재고 있었고, 넓은 공터 곳곳에는 땅의 용도를 나누는 손바닥만 한 빨간 깃발들이 잔뜩 꽂혀 있었다.
굴착기 등 중장비는 육중한 굉음을 내며 쉴 새 없이 땅을 파냈다. 현장 입구에는 오가는 중장비의 흙을 씻어낼 세륜기도 설치돼 본격적인 공사를 앞두고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은 앞으로 대한민국 수소 산업의 중심 역할을 할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가 들어설 자리다.
정부는 2024년 11월 이곳을 국가 '수소특화단지'로 지정했다.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경북도와 포항시는 지방비 502억원을 먼저 투입해 부지 내 도로공사와 건축설계를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공사는 클러스터 진입을 위한 1.1㎞ 길이의 도로와 부지 조성 작업으로, 내년 8월 마무리를 목표로 한다. 올해 7월부터는 본격적인 연구 시설 건축도 시작될 예정이다.
기반 시설이 계획된 일정에 맞춰 지어지려면 앞으로 국가 예산이 공백 없이 적기에 지원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포항시 관계자는 전했다.
도로 공사가 끝나고 연구 시설이 완공되면 이 일대에는 2028년까지 총 1천914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세 가지 핵심 구역이 조성된다.
가장 넓은 24만여 ㎡ 부지는 '기업집적화 코어'로 쓰인다. 수소연료전지 소재와 부품을 생산하는 관련 기업 24곳이 입주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한다. 그 옆 1만여 ㎡ 공간에는 '부품소재 성능평가 코어'가 들어선다. 45종 총 63기의 첨단 장비를 갖추고 기업들이 만든 부품의 성능을 평가하고 인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마지막으로 '국산화 시범 코어'에서는 국내 기술로 만든 부품을 실제 최대 4㎿급 대형 연료전지에 탑재해 시범 운전하며 상업성을 검증한다. 그동안 해외 기술에 의존하던 수소 연료전지 부품의 개발부터 검증, 상용화까지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곳 클러스터에서 연구되고 생산될 수소연료전지는 최근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주요 대안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다른 친환경 에너지는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지만 수소연료전지는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일정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송전망 확충이 늦어져 전기를 끌어오기 어려운 지역에 지어지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수소연료전지가 독립적인 분산 전원으로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 탄소 배출이 없어 기업들의 ESG 경영 목표에도 부합한다.
포항시는 이번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구축과 관련 기업 유치를 통해 지역 고용을 창출하고 포항을 국가 수소산업 경쟁력을 선도하는 전략 거점으로 도약시킨다는 구상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는 포항이 세계적인 탄소중립 선도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거점"이라며 "수소 전문 기업들이 포항에서 기술 개발부터 실증, 상용화까지 원스톱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