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보유 강점 살려 AI·로봇 기반 첨단 제조 창업거점 육성
지역성장펀드 대경권 750억 포함 올해 4천500억원 이상 조성
글로벌 창업생태계 순위 691위에 머물러 있는 대구가 정부의 '창업도시' 지정을 발판으로 도약을 모색한다.
24일 정부가 내놓은 '기술혁신 인재중심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계획'에 따르면 대구는 대전·광주·울산과 함께 4대 거점 창업도시로 우선 지정돼 인재·연구개발(R&D)·투자·공간을 아우르는 패키지 지원을 받는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글로벌 창업생태계 평가기관인 스타트업 블링크의 지난해 조사에서 한국은 국가 단위로 세계 20위를 기록했지만 서울(20위)을 제외한 지방 도시들의 순위는 초라하다. 500위권 안에 든 도시가 대전(366위)·부산(393위) 두 곳뿐이고 울산은 546위, 대구는 691위에 그쳤다. 한국과 국가 순위가 비슷한 일본(18위)은 100위권 도시만 1곳, 101~500위권에 5개 도시가 포진해 있고, 중국(13위)은 100위권 7개, 101~500위권 19개 도시를 보유한 것과 대조적이다.
창업 인프라의 수도권 쏠림도 심각하다. 2025년 기준 벤처캐피탈(VC) 224개사 중 수도권이 90%인 201개사를 차지한다. 대학 졸업 후 지역 정착률 역시 수도권은 87.5%인 반면 비수도권은 35.7%에 불과해 우수 인재가 지역을 떠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 AI·로봇 기반 '첨단 제조 창업도시'로 육성
정부가 대구를 창업도시로 선정한 핵심 근거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다. 정부는 대구를 '5대 신산업(AI·로봇 등) 기반 대전환을 위한 스타트업 육성' 도시로 규정하고, 미래 모빌리티·로봇·헬스케어·반도체·ABB(AI·빅데이터·블록체인)를 중심으로 기존 제조업을 첨단 신산업으로 전환하는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대구에는 달성 국가산단, 테크노폴리스 등에 출연연 분원과 연구 인프라가 집적돼 있다. 로봇 분야에는 기계연구원·생산기술연구원·로봇산업진흥원·대구기계부품연구원이, 반도체 분야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분원과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도심항공교통(UAM) 분야에는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자리잡고 있다.
정부는 DGIST 등 지역 연구기관 출신 기술 창업기업에 R&D·실증 자금을 집중 투입해 기술의 조기 완성을 지원하고, 미래 모빌리티·로봇 등 첨단 신산업 분야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국내외 대·중견 기업과의 개방형 혁신과 전략투자 여건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삼성전자와 협업해 사업화 지원·투자·글로벌 진출까지 원스톱 지원하는 'C-Lab 액셀러레이팅'을 운영 중인 것이 이 같은 방향의 참고 모델이 된다.
정부는 나머지 3개 창업도시도 도시 특성에 맞는 방향을 설정했다. 대전은 '공공-민간이 과학으로 연결된 R&D 중심 딥테크 요람'으로, 광주는 국내 최대 AI·AX 단지를 기반으로 AI와 이종 기술의 융합형 실증 특화도시로 육성한다. 울산은 제조 대기업의 인프라를 창업기업에 개방하는 '제조 수요창출형 실증 창업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들 창업도시를 '실리콘밸리 모델'처럼 키우겠다는 목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는 스탠퍼드 등 지역 대학이 기술인재를 양성하고, 280개 이상 지역 벤처캐피탈이 연간 900억달러(약 132조원)를 창업기업에 쏟아붓는 구조다. 2030년까지 창업생태계 세계 100위권 도시 5곳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창업도시에 인재·자금·공간 패키지 지원
4개 창업도시에는 인재·R&D·자금·로컬창업·거버넌스 등 5개 축의 지원이 이뤄진다.
인재 측면에서는 딥테크 특화 창업중심대학을 현재 1개(UNIST)에서 내년까지 4대 과기원 모두로 확대 지정하고, 각 과기원에 창업원을 신설한다. 창업 승인 절차는 현행 10단계·최장 6개월에서 7단계·약 2주로 줄이고, 창업 휴직 기간 상한도 3년에서 최대 7년으로 늘린다.
자금 면에서는 올해 지역성장펀드(모펀드)를 4천500억원 이상 규모로 조성한다. 권역별 배분을 보면 대경권과 서남권 각 750억원, 전북 600억원, 대전 350억원, 울산 350억원의 모태펀드 출자를 더해 지역사회·민간 투자를 합산한 총액이 4천500억원 이상이 되도록 한다. 2030년까지는 2조원 규모로 키운다. 엔젤투자허브는 현재 4개소에서 14개소로, KVIC 지역사무소는 1개소에서 7개소로 확대한다. 이 중 대구와 광주·대전에 새 KVIC 지역사무소를 올해 하반기에 신설한다.
거버넌스는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각 시·도가 연구기관·대학·창업지원기관으로 구성된 '창업도시 추진단'을 꾸리고, 중앙정부는 예산과 사업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추진 일정은 이달 계획 발표를 시작으로, 6월까지 지역별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하반기 정부 패키지 지원을 개시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5극 3특 구조를 고려해 비광역권 중심으로 창업도시 6곳을 추가 선정해 총 10곳으로 늘린다.






